최소한의 세계사 - 6천 년 동서양 역사의 흐름을 꿰뚫는 최소한의 교양 수업
이다지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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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교양서의 목적에 충실한 세계사 책이다. 400여페이지 남짓 되는 분량으로 읽기 쉬우면서도 핵심만 추려내 부담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작가가 교편을 잡고 강의하는 선생님이라 책의 내용을 강의를 듣는 듯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핵심만 요약해서 듣는 유튜브 강의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라면 책은 독자가 나름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각 장마다 핵심을 요약하고 말미에는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연표와 대표 유물 사진을 실어 놓아 역사의 이해를 더 높였다. 


책을 요약하기보다는 인상적인 부분 위주로 언급해보고자 한다. 

먼저 프랑크 왕국과 전성기 왕인 카롤루스 대제가 있다. 프랑크 왕국은 앞선 게르만족과 달리 기독교를 수용한다. 카롤루스 대제는 학문과 문화를 부흥시키고 문자 체계를 정비하였는데 정작 자신은 글 읽기에 서툴렀다 한다. 이때 교황 레오3세가 반대파의 습격을 받자 카롤루스 대제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카롤루스가 진압을 해준다. 당시 황제 명칭은 동로마 제국에만 쓸 수 있었는데 교황이 카롤루스를 황제로 인정하는 조치를 내린다. 1950년 신설되어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샤를마뉴상은 카롤루스의 업적을 기리며 유럽 통합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한다고 하니 그의 업적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11세기 이슬람의 확장으로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이 충돌하며 벌어진 십자군 전쟁은 200여 년에 걸쳐 지속되었다. 그 영향으로 경제 분야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 상인이 성장하고 금융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영주가 사는 유럽의 성곽 도시 부르크 근처로 상인과 수공업자가 몰리며 자치 조직이 생겨난다. 후대의 ‘부르주아’라는 명칭이 부르크 안에 살던 사람들을 뜻하는 것으로 상인들, 수공업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찍 저문 서로마와 달리 동로마인 비잔티움 제국은 오래 살아 남았다. 이중 유스티아누스가 전성기를 이끌었다. 사실 유스티아누스라는 이름은 아는데 그 곁에 있었던 ‘테오도라’라는 여인이 있었던 것은 미처 몰랐다. 테오도라는 천민으로 둘은 결혼할 수 없었음에도 유스티아누스는 밀어붙였다고 한다. 그녀는 그저 황제의 아내이기만 한 것이 아니었고 정치 감각이 뛰어났다. 전차 경기에서 흥분한 관중에 의한 사건이 반정부 시위로 번지자(니카의 반란) 유스티아누스가 수도를 버리고 도망가려했지만 그녀가 회유해 마음을 돌렸다고.

르네상스 이후 신항로가 개척되고 상업으로 인해 돈을 번 부르주아는 실세로 부상한다. 앞선 중세 유럽의 지방 분권 체제에서 서유럽은 절대 왕정으로 변화하는데 부르주아가 왕권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절대 왕정은 지방마다 서로 다른 세금을 내야 하는 것보다 중앙 집권적 체제가 더 수월했던 부르주아와 부르주아가 준 돈으로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관료와 군대를 육성할 수 있었던 왕권이 맞물린 결과였다. 

미국으로 건너간 영국의 청교도인들이 먹은 음식이 랍스터였다(랍스터가 너무 흔했다고)는 이야기와 프랑스 혁명이 정치적 민주화 뿐 아니라 식탁의 민주화도 가져왔다는 이야기, 나폴레옹이 전쟁 때문에 병조림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는 메카의 유력 부족 출신이었으나 일찍 부모를 여의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결혼 상대는 당시 잘 나가던 상단을 이끄는 주인으로 40살의 과부인 ‘하디자’였는데 무함마드는 그녀와의 결혼으로 경제적 안정을 선택한 것이다. 

이슬람의 지하드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지하드는 큰 지하드와 작은 지하드로 나뉘는데 큰 지하드는 바르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고 작은 지하드는 (이슬람 공동체, 신앙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로) 타인을 공격해서 땅을 뺏는 전쟁을 말한다. 지하드가 전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물론 작은 지하드는 그들의 명분일 뿐이고 사실상은 상대에게는 날벼락과도 다를 바 없는 것이기에 생각해봐야하는 것이지만.

캘리그래피가 쿠란을 아름답게 쓰고자 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오스만 제국에서 커피와 카페 문화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오스만 제국의 블루 모스크라 불리는 술탄 아흐메트 사원의 첨탑이 6개가 된 이유가 건축가의 꾀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한편 오늘날 중동 갈등의 씨앗을 만든 영국의 무책임한 외교는 다시 봐도 답답한 측면이 있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기에 더욱 그렇다.  

인도의 카스트는 포르투갈인들이 들어와 붙인 이름이라 한다. 원래 이름은 ‘바르나’라고. 알렉산드로스 원정의 영향으로 그리스 문화가 유입되어 동서양이 융햡된 불상이 탄생했다. 인도의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 지대로 주민 대다수가 이슬람교임에도 인도에 통합되면서 분쟁 지역으로 남아 갈등의 씨앗이 되었다. 인도가 현재의 경제 시스템을 갖춘 것은 생각보다 오래 되지 않았다. 1991년 외환위기 후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면서 시장을 개방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 정도로 언급하고자 한다. 책을 직접 읽어보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술상 서양사는 권력투쟁 축의 이동을 통해 본 역사라 기존의 역사 관점을 답습하는 측면이 있고 동양사는 서양사와 달리 지역별로 구분(서아시아,인도,중국,일본)하여 일관성이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서양사와 동양사를 합쳐 서술하기에는 복잡도가 올라가는 측면이 있었을거라 보인다. 어쨌든 대중들에게 설명하기에는 이 정도가 적당했을거란 선택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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