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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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들은 한 번쯤 들었을 명언이나 지혜를 이 책에서 수차례 만났다.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관한 나열을 통해 어른에게서 삶의 지혜와 통찰을 듣는다는 느낌으로 읽었다.
이 책은 로마 제 16대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쟁터에서 쓴 것으로 사실상 현재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그는 여러 학문에 관심이 많았는데 앞선 그리스 철학에 특히 애정을 쏟았다. 이 책에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의 철학을 대리해서 만날 수 있다.
그가 살았던 당시는 스토아 철학이 유행했다. 갈등과 전쟁이 잦았던 시기인 만큼 죽음이 도처에 있었으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 관조하는 듯한 메시지가 책의 상당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은 넓은 영토를 관할해야 했던 만큼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체를 위한 관용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그와 관련된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당대에도 덕으로 통치한 군주이자 현인이면서 이상적인 황제로 정평이 나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후대에 첨가된 요소도 있겠지만 바탕이 되어 있지 않았다면 받지 못했을 평가라고 생각한다.

인상 깊었던 메시지를 주제별로 뽑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역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죽음과 소멸에 대한 생각이다.
임종의 시간을 생각하라, 죽음은 소멸이나 변화일 뿐이다, 내 삶이 오늘 끝났다고 여기면서 (만약 남은 인생이 주어진다면) 자연에 순응하며 살라고 말한다.

˝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고, 그것들이 소멸하는 것을 보는 자들도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다. 가장 오래 산 사람이나 요절한 사람이나 매한가지가 될 것이다.˝

성공했다고 여기는 인생도 실패했다고 넋두리하는 인생도 결국 죽음에 이르는 길은 같다. 죽음은 어쩌면 수용하는 자세일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죽음은 언제고 닥칠 수 밖에 없다.

남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그렇다. 사회가 올바르게 여기는 기준, 타인이 나에게 거는 주문이나 기대에 일희일비하다보면 인생의 길을 잃기 쉽다.

˝네 힘이 미치지 못하는 외부의 원인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네 자신으로 말미암은 원인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바르게 하라.˝
˝남의 조종을 받지 말라.˝

그 어려움 중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런 일들에 쉽게 좌절하지 않는가. 내부적 요인인 경우는 고심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겠지만 외부적 요인인 경우에는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연스레 이어지는 흐름일텐데 그래서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일에 소중함을 가지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삶도 당신에게 달려 있다. 사물을 지금까지 바라보는 대로 바라보라!˝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 햇빛과 바람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길가에 핀 꽃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등등 삶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충분히 많다.

육체적 충동에 대한 저항, 정신과 이성(적 본질)에 대한 찬양도 눈에 띈다.

˝이성과 정신의 활동이 지닌 고유한 특질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감각이나 충동의 활동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다. 감각이나 충동은 동물의 수준에 속한 것들이다. 정신의 활동의 목표는 감각이나 충동보다 우월한 것으로서 이 둘에게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지배하는 것이다. 감각과 충동을 활용하는 것이 정신의 본성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성급하게 판단하지도 않고 속지도 않아야 한다. 너를 지배하는 이성이 바른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면, 네가 나아가야 하는 곳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충동에 좌우되지 않고 정신을 고양하기 위해서 자신으로 돌아가 내면을 살펴보라는 메시지는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그리스 현학자들과도 맞닿아 있는 주제라 할 수 있겠다.

앞선 것들을 비롯해 여러 실용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만물이 서로 간에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방법을 익혀서 네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에, 그 방법을 사용해서 만물의 그러한 측면을 부지런히 연구해서 거기에 정통한 자가 되어라. 마음과 생각을 고결하고 고매하게 만드는 데는 그것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만물의 변화를 살피면 학문을 연구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힌트를 얻었다.

도움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미래의 일을 걱정하지 마라, 만물은 서로 관련되어 있고 이 유대는 신성하다. 이 세상에는 서로 관련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변화 없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는 듯이 생각하지 마라. 오히려 내가 가진 것 중 제일 좋은 것을 골라내고 그것이 없다면 내가 얼마나 갈망했을까를 반성해보라 등등 도움이 되는 메시지들이 많다.

이 책은 길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완독 후에도 잠자기 전, 또는 이동하다가 하나씩 언제라도 툭툭 읽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너무 뻔한 말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지금껏 살아 남은 메시지이니 새겨두고 내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시켜나간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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