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리즘은,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19세기 초까지는 인도와 성서관련국만을 의미한 동양 사이에서 경험된 특수한 근접관계에서 비롯되었다. 19세기 초엽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는 프랑스와 영국이 동양과 오리엔탈리즘을 지배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이 동양을 지배하게 되었고 과거의 프랑스, 영국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동양에 접근하였다. 이러한 근접관계의 힘은, 심지어 그것이 항상 서양의 동양에 대한 상대적 우월성을 시위하여 왔다고 해도 너무나도 생산적이었다. 이러한 근접관계의 내부로부터 내가 오리엔탈리스트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방대한 분량의 텍스트가 나타났다. - P19
오리엔탈리즘이란 지정학적 지식을 미학적, 학문적, 경제적, 사회학적, 역사적, 문헌학적인 텍스르토 분배하는 것이다. 또한 오리엔탈리즘이란 지리적인 기본 구분일 뿐만이 아니라, 일련의 ‘관심’, 곧 학문적 발견, 문헌학적 재구성, 심리학적 분석, 풍경, 사회학적 서술과 같은 매개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관심’을 주도면밀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나아가 오리엔탈리즘이란, 우리의 세계와 명백하게 다른 (또는 우리의 세계와 대체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배하고 조종하며, 심지어 통합하고자 하는 일정한 의지나 목적의식-그것을 도리어 표현하는 것이라기보다도 도리어-그 자체이다. 무엇보다도 오리엔탈리즘이란 하나의 담론, 곧 살아 있는 정치권력과 직접적인 대응관계에 있는 것이아니라, 도리어 다양한 권력과의 불균형적인 교환과정 속에서 생산되고, 또한 그 과정 속에 존재한다. 그것은 (식민지 제도나 제국 제도에 나타나는) 정치권력과의, (비교언어학, 비교해부학 또는 현대의 여러 가지 정책과학과 같은 유행 학문에 나타나는) 지적 권력과의, (취미와 텍스트 그리고 가치에 관한 정통성 및 규범에 수반되는) 문화적 권력과의, (‘우리의’ 행동에 관한 관념 및 ‘그들은’ ‘우리와’ 같이 행동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관념에 나타나는) 도덕적 권력과의 교환에 의해 상당한 정도로 형성된 것이다. 사실 참으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오리엔탈리즘이 현대의 정치적 지적 문화의 중요한 차원 가운데 하나를 단순히 대변하는 것일 뿐만이 아니라, 바로 그 차원 자체로서, 동양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의’ 세계와 더욱 깊은 관계를 갖는다는 점이다. - P35
인문학의 연구는 각각의 연구, 그 주제, 그 역사적 상황이 형성하는 독특한 맥락 속에서 지식과 정치의 관련성이 갖는 성질을 정식화하여야 한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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