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는 자신이 배웠던 이전의 어떤 지식에도 만족하지 않고, 진리의 준거를 오로지 "나 자신"과 "세계라는 커다란 책"에 두는 입장을 표명한다. (방법서설』I) 기존의 권위에 일체 괄호를 치고 인식 주체와 인식 대상으로서의 ‘나‘데카르트는 서술의 주체를 ‘나‘로 한 최초의 본격적인철학자로 일컬어진다와 ‘세계‘에만 눈길을 주는 이런 태도는 중세적 전통에서 보면 놀라운, 아니 경악할 만한 무엇이었다. - P76

흔히 ‘과학혁명‘은 17세기 갈릴레오 이래 전개되어온 과학상의 혁명을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근대 과학의 역사에서 두 번의 혁명을 만나게 된다.
두 번째 혁명은 열역학, 파동역학, 진화론 등으로 대표되는 19세기의 과학혁명이다. 사실 존재론적 수준으로 두 과학혁명을 파고들면, 두 번째 과학혁명이 보다 급진적이다. 첫 번째 과학혁명을 떠받치는 존재론은, 여러 근본적인 혁신에도 불구하고, 전통 존재론과 연속적인 측면을 여전히 많이내포하고 있다. 반면, 두 번째 과학혁명을 떠받치는 존재론은 전통 존재론으로부터 급진적으로 이탈한 존재론이다. 갈릴레오,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츠 등의 세계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로부터 크게 일탈했음에도 여전히 그 그림자 안에 있었다. 그러나 볼츠만, 맥스웰, 다윈의 세계는 이미 매우 다른 세계이다. - P116

17세기에 도래한 새로운 자연상, 데카르트의 철학과 갈릴레오 이래의 고전 역학이 빚어낸 자연상은 근대성의 핵심적인 축들 중 하나로 역할해왔으며, 그 후 자체 내에서의 변화(고전 시대의 힘의 과학, 질의 과학, 19세기의 열역학과 진화론 등)와 탈근대적 자연철학(생태학적 사유, 등질화와 환원주1의에 대한 비판, 비결정론 등)의 도전을 겪으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에도 자연에 대한 과학 및 형이상학의 사유는 근대성과 탈근대성의 문제에서 핵심적인 축들 중 하나를 이루고 있다. - P1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