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유럽연합의 헤드스카프 논쟁

젠더 문제는 유럽통합 과정에서 유럽연합이 직면한 민주주의 결여 문제와 그 극복의 어려움에 관한 논의이며, 유럽적 가치와 정체성의 확립, 민주적 원칙과 소수의권리존중이라는 절차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유럽적 연대와 충성심을 창출하는 데 가장 근본이 되는 논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유럽연합의젠더 평등 문제가 여성 이민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많이 남아 있다. - P232

오킨의 다문화 논의는 개인의 자율성을 우선시하는 자유주의의 전통에서 집단 내의젠더 불평등 문제에 주목한다(Okin, 1999:23).
"따라서 문화적 관습이라고 하는 것들이 통상 여성의 삶에 많은 영향을미치고, 문화적 관습으로 행해지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여성에 대한 억 - P235

압이며 여성에 대한 남성의 통제를 실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문화적 관습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많은 문제점을안고 있다는 것이다(Okin, 1999: 16).

이처럼 젠더 문제를 둘러싸고 남성 우월적 가부장제하에서 문화적으로정당화된 폭력에 대한 인식과 관점의 차이 문제는 이슬람 가치의 후진성과 서구 가치의 근대성을 이야기하기도 하는 이분법적 논의로 발전해 문화적 차이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이와 같은 유럽적 가치와 이슬람 가치간의 갈등은 또한 문화적 정체성 문제를 넘어 유럽적 가치, 유럽적 젠더 평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Al-Habri, 1999; Honig, 1999). - P236

1990년대 말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한것은 물론 여성의 사회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심지어 여성이 혼자 또는여성끼리 집 밖에 외출하는 것도 막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에 따라 유럽에서 헤드스카프 문제는 무슬림 여성의 인권 문제와 신체를 가리는 문제를중심으로 논쟁이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무슬림 여성의 헤드스카프 문제가유럽 내에서 미디어 이슈로 떠오르며 논쟁이 된 것은 9·11 테러 이후라할 수 있다. 특히 런던과 마드리드 테러 이후 과격한 이슬람 근본주의자에대한 두려움과 연결되어 긴장이 고조되면서부터다.
최근 무슬림 여성의 헤드스카프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잘 알 수 있듯,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유럽의 주요 국가에서 이민자 사회와의 갈등이 표출되는 가운데 무슬림 여성의 헤드스카프 문제는 가장 격 - P237

렬한 논쟁 주제가 되고 있으며, 유럽의 가치 · 정체성 문제와 유럽 사회에거주하는 무슬림의 통합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 P238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국적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유럽 영토에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이민자와 제3국인에게 유럽인과 유사한 권리를 보장한다. 유럽연합의 조약과 「기본권 헌장(Charter of Fundamental Rights)」을 근간으로 국적, 성별, 인종, 종교, 연령, 신체적 장애 및 성적 취향 등에 대한 유럽연합의 반차별 규정이 국가 차원에서 수용.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 차원에서 헤드스카프와 관련된 법적 규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며, 각 정부의 입장과 이 문제를 다루는 재판소 및 일반 시민의 입장. 시각은 각국의 사회마다 차이가 있으며, 그에 따라 정책적 대응도 다르게 나타난다. - P241

프랑스와 터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는 헤드스카프와 관련된법적 규정이 없지만, 무슬림 여성의 머리나 전신을 가리는 헤드스카프 문제는 유럽 사회 내 다문화주의 토대에 근거해 각 국가의 종교와 젠더 평등정책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 덴마크와 네덜란드의집권당 등이 기존의 관대한 규정을 없애는 행위나, 헤드스카프 금지를 위한 정당들의 상징적 시도들은 이슬람 소수집단을 같은 눈높이의 시민으로인정하려는 정당한 정책이라고 이해되기 어렵다. 기독교나 유대교의 복장과 관습은 서구의 보편적인 유럽적 가치로 당연시하면서, 무슬림의 가치들은 그 인종·문화성·종교성의 실제를 인정하지 않으려 세속주의와 중립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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