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외부의 힘과 인간 화자 간의 연속성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언어 사용자들이그들끼리 창조하고 성취한 내부계가 되었다." 이러한 발견들로부터 언어학(philology)이 나왔고, 비교 문법과 어족으로의 언어 분류, 과학적추론을 통한 망각되어 가는 ‘조어들‘ (proto-languages)의 재구성 등의연구가 출현했다. 홉스봄이 옳게 관찰했듯이, 여기에 ‘진화를 그 핵심으로 여긴 최초의 학문‘이 있었다. 이 시점으로부터, 오래된 신성한 언어들인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는 일상어 경쟁자들이라는 잡동사니 평민 떼거리와 동등한 존재론적지위에서 섞이는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일찍이 인쇄자본주의에 의해 시장에서 강등당한 것을 보완했다. - P117
귀족들과 지주 젠트리, 전문직, 관리, 시장의 사람들. 이제 이들이 언어학적 혁명의 잠재적 소비자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고객층이 완전히현실화된 곳은 거의 없었으며, 실제 소비자들의 조합은 지역에 따라 굉장히 많이 달랐다. 그 이유를 알아보려면 일찍이 이야기했던 유럽과 아메리카들 사이의 기본적 대조점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아메리카에서는 - P126
서로 다른 제국의 범위와 그 제국에서 쓰이는 일상어들의 범위가 거의완벽하게 같은 모양을 이루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이러한 일치가 드물었고, 유럽 내부의 왕조 제국들에는 기본적으로 일상어가 여러 개였다. 즉 권력의 영지와 활자어의 영지가 서로 상이하게 그려졌다. - P127
아메리카의뒤범벅된 덩어리로부터 민족국가들, 공화제들, 공민권들, 인민주권, 국기들과 국가들 등등의 상상된 현실들이 출현하는 한편, 이들의 개념적대립물들인 왕조 제국들, 군주제들, 절대주의들, 신민성(subjecthood)들, 세습귀족제들, 농노제들, 게토들 등은 청산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보면 19세기 미국이라는 ‘양식‘에서 대규모 노예제가, 그리고 남아메리카 공화국이라는 ‘양식‘에서 공유된 언어가 일반적으로 ‘탈락‘하는 현상보다 더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일도 없다.) 게다가 청사진의 유효성과 일반화가능성은 독립 국가들의 다수성(plurality)에 의해 의심의 여지 없이 확증되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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