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브리지 중국사 11 - 상 - 청 제국 말 1800~1911, 2부 캠브리지 중국사 11
존 킹 페어뱅크.류광징 책임 편집, 김한식.김종건 외 옮김 / 새물결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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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 중국사 11권 앞 부분은 청나라 말기 경제의 변화, 주변국과의 관계에 따른 중국의 인식의 변화를 다룬다. 


청나라 말 무렵 정치와 이념 체계의 파고로 중국 경제도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근본적인 경제적 변화, 근대적인 경제 성장은 자체적으로 이루지는 못했다. 

농촌은 인구가 증가하여 1인당 경지 면적이 줄었다. 보조 수단인 수공예품 생산도 값싼 면화의 유입으로 경쟁력에 밀리면서 새로운 시장을 향한 재배 작물 유형을 찾아야 했다. 공업은 제도의 미비로 한계가 있었다. 국내 교역 시장은 지방 단위로 소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진 반면대외 교역은 수치로는 증가하였다. 다만 상품 유통은 독점 구조를 가져 하층 노동자에게 가기 어려운 구조였다. 청 정부는 외국과 조약을 맺으면서도 관세율 조정을 과감히 하지 못해 이를 국내에서 세금 수입을 통해 이루어야 했다. 또 계속되는 내부 반란 진압으로 인한 군사 비용이 커졌고 1895년 청일 전쟁의 결과로 배상금까지 얹어져 삼중고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대외 관계는 급속도로 변화하였다. 먼저 1905년까지 제국주의가 첨예화되면서 서구 열강과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 역학 관계가 변하였고 만주족에 대한 통치력이 약화되었다. 미국의 남북 전쟁이 종식되고 일본의 메이지 유신, 이탈리아와 독일이 통일되면서 전 세계의 분위기는 여러 모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1869년 중국 최초 외교 사절단이 해외로 파견되었고 그 결과 올콕 협정이 맺어졌으나 이로 인해 홍콩에 영사관이 설립되고 각종 품목에 대한 세금이 인상되었다. 또 이 때 최혜국 대우가 들어갔으며 내륙에서 외국인들이 임시로 거주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1871년 타이완 원주민들이 난파당한 류큐인들을 살해한 일로 일본이 류큐에 종주권을 주장한 뒤 1879년 일본이 류큐를 합병하게 된다.

투르키스탄 초대 총독인 카우프만이 1871년 쿨자(일리) 지역을 점령한 일로 청은 1875년 좌종당을 흠차 대신으로 임명하고 신장 원정대를 파견해 1877년까지 신장 전 지역을 수복한다. 청은 이후 1884년 신장을 정식성으로 승격시켰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면서 조선은 문호를 강제 개방하고 이후 서양과 연이어 협정을 체결하게 된다. 임오군란, 갑신 정변, 거문고 점령, 동학 농민 전쟁, 청일 전쟁까지. 조선은 오랜 동안 중국과 접경국이었고 사상과 이념, 철학 체계의 영향으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외교적 관계였으나 청일 전쟁에서 일본에 패배함으로써 아시아의 수장 자리에서 청은 물러나야 했다(조선에 대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는 청일 전쟁을 아주 짧게 다루지만 전쟁에서 왜 졌는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일사분란하지 못했던 청의 군대 체계, 이홍장의 외교력 부족, 북양 함대 사령부의 부패-군사력 문제, 정부와 백성의 단합 X).  


러시아가 중국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뤼순, 다롄을 점령하고 남만주 철도 부설권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영국, 일본, 프랑스가 조타지 쟁탈전을 벌이게 된다. 청 국내에는 외국 제품이 증가하면서 농촌은 빈궁해졌고 실업난과 생활난이 더해지면서 이는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을 쌓게 하는 계기가 된다. 여기에 자연 재해까지 겹치면서 못살겠다 갈아보자 하며 일어난 것이 의화단 운동이다. 

이 운동은 외국 제국주의에 대한 분노와 반감이 완전히 비이성적인 방식으로 폭발한 것으로, 내재적으로는 애국적인 요소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일부 다른 역사가들은 이 운동을 동기는 타당했으나 방법은 부적절했던 일종의 원시적인 애국적 농민봉기로 간주하고 있기도 하다. - P219


일본이 영국과 동맹을 맺고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일본의 제국주의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러시아가 승리했다면 거의 틀림없이 만주 그리고 아마 몽골까지 합병했을 것이고, 다른 열강들로 하여금 영토 배상을 요구하도록 부추겼을 것이다. 그러나 패전한 러시아는 발칸반도로 눈을 돌렸고, 이 지역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독일과 충돌해 제1차세계대전이 발발할 장을 마련하게 된다. 이제 남만주에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된 일본은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독립과 영토 보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1905년 만주에 대한 청의 통치권 회복은 비록 일본과 러시아가 소유한 특권에 의해 제한된 것이기는 했지만 만주가 여전히 중국 땅으로 남을 것임을 보증해주었다. 1907년 4월 20일 조정은 만주족의 발상지라는 만주 지역의 특별한 정치적 지위를 종결시키고 그곳을 정식 성으로 개편하기 위한조치를 취해 쉬스창을 총독 겸 흠차대신으로 임명하고 펑톈, 지린, 헤이룽장 3성에 각각 무관 순무 대신 문관 순무를 파견해 총독을 보필하도록 했다. - P238~239


서구와의 관계에 대한 중국의 관점은 1840~1895년 사이에 계속 변화했는데, 1860년 이후 그러한 변화는 한층 더 가속화되었다. 일반적으로 말해 대외 정책에 대한 견해는 1840년대의 쇄국‘ 정책에서 1860년대에는 유가의 성과 신에 기초한 ‘수신‘ 정책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근대적 외교술, 특히 국제법 사상은 이후 20년 동안 계속 강조되었다. 1880~1890년대에는 권력 정치, 특히 세력 균형론과 강대국과의 동맹론이 한때를 풍미했다. 다른 한편 1860년대 중반에는 민족의식이 등장해 날로 강력해져갔다. 1840~1860년 사이에는 상업을 이용해 오랑캐들을 견제하자는 원칙이 인기를 끌었으나 1860~1870년대에 그것은 ‘상전‘이라는 좀더 역동적인 관념에 자리를 내주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대외 정책에 대한 견해에서 나타난 이러한 변화들은 유교의 이상주의적 태도에서 실용주의적 태도로의 전환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 P327


신장 수복을 계기로 청은 실전에서 서양 무기나 자체적으로 개조한 무기의 사용성을 늘렸다. 이홍장은 직예 총독에 올라 청 최고의 군대였던 회군의 훈련법대로 다른 군대를 훈련시키게 했고 근대적 해군을 창설했다. 또 순양함을 외부에서 구입하여 북양 해군의 함대를 재정비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1885년 타이완이 성으로 승격되고 유명전이 초대 순무가 되었다. 그러나 이주민과 토착민 사이의 갈등이 발생하여 조정은 유명전을 직위에서 해임시킨다(임무는 그대로 하게 했음). 


19세기 마지막 10년 청은 서구와 일본에게 겪은 충격으로 인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흐름에 휩싸이게 된다. 여러 지식인들에게서 다양한 주장들이 나왔다. 캉유웨이는 금문학의 해석을 달리 하여 유교 중심적 지향성을 앞세우며 ‘대동’의 세계, 평등주의와 보편론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로 나아가자는 이상향을 앞세운다. 량치차오는 캉유웨이의 주장을 이어받으면서도 민족주의적 이상을 더했다. 옌푸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정치 지향을 보였으나 다원주의적 세계관을 주장한 것이 눈에 띈다. 담사동은 중국의 전통적 질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해방시켜야 한다 주장했기에 당시로서는 가장 급진적인 것이 아니었나 싶다. 

대중 청원과 조정에는 상소문이 올라와 위로부터 개혁 요구가 빗발쳤다. 아래에서는 학회나 신문 등이 생겨났다. 


1898년 서태후는 광서제와 긴장 끝에 갈등이 폭발한다. 광서제는 캉유웨이와 량치차오 등의 개혁파의 청원을 받아들였지만 조정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백일 유신으로 조정은 황제와 소수의 급진 개혁가와 다른 한편으로는 태후와 다수의 기존 관료 간에 판이 갈린다. 서태후는 광서제를 유폐했고 훈정을 선포했으며 제3차 섭정을 개시하고 개혁가들은 숙청되어 망명길에 오르게 된다. 


근대화는 어떤 의미에서는 서구화를 의미했다. 많은 사대부들이 ‘양무‘ 운동에 찬성했던 것은 그것이 근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서 중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것이 서구적이라는 이유로 ‘양무‘ 운동에 반대했다. 그것이 유가 학설을 대체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중국을 구하는 동시에 중국 고유의 방식을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직면한 그들은 모순적인 태도를 가질수밖에 없었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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