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유산‘이라고 부르는 재산의 순환방식은 ‘시장‘이라고 불리는 순환 방식과하나하나 대비된다. 바로 ① 교환이 아니라증여에 의해서 규정된다는 점 ② 행위자들은 서로 대체될 수 없으며 모부가 매긴 규칙에 따라 엄격하게 정해진다는 점 ③ 이때의순환은 행위자들, 즉 증여자와 수혜자의 선의에 의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 P11
국가는 거대한 가족이었다. 그러나 경제학이 ‘엄밀한‘ 과학으로 굳어지자, 이 경영과 부가 인간 행위 바깥의 우주적 움직임의법칙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생겼다. ‘경제économie‘에 ‘정치 politique‘라는 단어가 더해지면서 경제는 ‘폴리티 politie‘ 즉 국가를 생산의 장소로 여기게 되었고 실제 생산의 장소는 도외시했다. 이처럼 경제가 생산과 그 조건들보다 교환에 더 집중하면서 경제와 시장 간의 등식이라는 이념적인 레짐이 탄생했고, 우리는 여전히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 P12
지위와 급여 면에서 사다리 아래로 추방당한 그들의 상태가 특정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 상태가결혼에 대한 객관적인 유인이 된다(델피, 「결혼과 이혼」 참조).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본주의생산 양식, 적어도 노동시장이야말로 가정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가정 내 노동으로 인한 착취의 구조적 기반이자 선행 변수다. - P28
가정 내 생산 양식은 여성 종속의 다른 요소들, 특히 억압경제적 착취처럼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예컨대 물리적이거나상징적인 성화된 폭력 (대상이 여성이냐 혹은 남성이냐와 연결된)과 물리적이거나 상징적인 성적 폭력(해부학적 기관으로서의성기와 연결된)을 고려하지 않는다. - P31
사실 우리는 각 순간 제도의 존재를 그 순간의 맥락에 따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지속성-지속이라는 게 있다면은 현재의 맥락에서 설명되어야 한다. - P38
우선 근본적으로 ‘대상‘은 ‘순수한‘ 사실 자체가 아니라 사실에 대한 즉각적이고비표면적인 인식으로서, 이는 세계에 대한특정한 시각, 파이어아벤트(1979)가 말하는 ‘자연적 해석‘에 의해서 생겨난다. 다른 한편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풍경은 맨눈으로는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적인 요소들을 내재할 뿐 아니라 ‘사진‘으로 보았을 때 분석에적절하지 않은 구성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 P45
사회적 측면에 최소한의 중요성만을 부여한다 해도, 우리가 그저 사회가 기능함에 있어 성별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데서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 적절성이라는 것이 결국 사회적 사실이라는 점, 따라서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설명을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 - P53
‘아무 곳도 아닌‘ 곳에 대해 이야기하는듯한 태도는 결국 ‘모든 곳‘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는 속인적인 권위를 행사하려는태도와 함께 간다. - P62
페미니즘에 반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페미니즘이 만들어낸 개념(예를 들면 젠더) 중 일부를 빌려야만 하기 때문에, 이 대표자들은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젠더가 ‘섹스‘와 동의어로 (개념이 아닌 용어로) 쓰이는 경우에도, ‘젠더‘라는 단어가 발화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는 담론에서 싫든 좋든, 가장 일반적인 차원에서 가장 전복적인 차원‘젠더‘를 사회 분열의 주요 쟁점으로 만드는에 이르기까지 젠더에 대한 모든 함의를 끌어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이들은 페미니즘의 영역으로 끌려 나온다. - P65
마르크스주의적 개념 가운데 일부는 부인할 수 없는 효용성을가졌기 때문에 사회를 사유하는 이들 대부분이 차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 개념 중 내가 사용한 것은 ‘계급‘이다(「주적」 및 「결혼과 이혼』 참조). 이 용어는 앞서 필요하다고 언급한 분석 방식에 적합하다. 즉, 이미 구성된대상 자체-여기에서는 여성 억압ㅡ를 잘게 쪼개어 (특정한 시각으로 조각을 만들어 - P67
낸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다) 조각내는 방식 말이다. 더 정확히는 경제적 차원과 같은, 더욱 자세하게는 경제적 착취의 영역과같이 비- 특정적인 차원으로 쪼개는 것이다. - P68
젠더 개념은 처음 등장했을때 단 한 단어로 ‘성적‘ 이분법의 사회적 측면을 인정하고 그 사회적 측면을 사회적으로다뤄야 할 필요성을 포괄했으며, 결과적으로 사회적인 측면을 성의 해부학적·생물학적인 면과 분리했다. 젠더는 성 역할에 대한시선을 ‘성‘의 구성 자체로 이동하게 할 방편을 잠정적으로나마 가지고 있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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