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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한쪽은 짧고 한쪽은 긴 다리‘ 이렇듯 셀린은쇼아줄 골목을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곳으로 그린다." 무슨 목적으로 그는 어머니를 흉한 거세의 화신으로 그리려 하는가? 그것은영원한 힐책의 이미지, 아니면철이른 나르시시즘의 상처를 위로받기 위한 이미지인가? 아니면 나약한 존재만이 사랑에 빠지지 않고 아무런 위협 없이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방법인가?
이같은 양면성을 지닌 어머니에 대한 주제는 삶이 죽음을 향하게 하는 여성들의 불길한 위력에 대한 표상이 될 것이다. - P241

셀린의 세계는 이분법적인 채로 남아 있다. 제삼의 것이 부재하기 때문에, 아니면 그 성이 쇠락해서인지 두 개의 말이 맞대어`개되는 것이다. 여성과 연인, 성(性)과 시체, 산모와 의사, 죽음과 말, 지옥과 작가, 불가능과 문제처럼… - P243

작가란 의사 이상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는 분리하는 아버지의 역할로, 동시에 아들과 연인으로, 결국 어머니의 자리까지 차지할 수 있는 존재로서 말이다. 그는 유일신도 ‘타자‘ 도아니므로 이탈된 자이다. - P244

여성이 어린애다움과 다른 ‘성(性)‘이 부재하는 여성성의 베일을 벗어 버리면, 그녀의 아름다움은 더 이상 셀린의 시선을 만족시 - P252

키지 않는다. 이제 사슬이 풀린 여자가 나타난다. 성과 권력에 대한 탐욕에 가득 차 있고, 살해의 야단법석에까지 이르는 강렬한 폭력 속에 하찮지만 적어도 그로테스크하고 비참한 희생자가 되는여성 말이다. - P253

자신의 성을 직업으로 삼아 이용할 때의 혐오스럽고 타락한 어두운 위력을 가진 여성은, 결혼하거나 직업을 가짐으로써 사회화되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효과를 지닌 두려운 존재가 된다. 그녀의 그같은 능력이 해체되었을 때는 음울한 계략이 되고, 히스테리의 최면 상태는 살해의 음모로 선회하며, 마조히스트의 비참은 상업적인 성공 속에서 살 길을 찾는다. 히스테리 환자가 도착성 속에서 교묘히 법칙을 지켜 나가려고 애쓰는 카니발의 꼭두각시에불과하다면, 편집증 환자는 법망 아래서 살해의 사회 현상을 표현해낸다. - P254

셀린에게서 나타난 아브젝시옹의 원천 중의 하나는 이같은 아버지의 몰락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괴물 같은 아들은, 셀린의 눈에는 유일한 진실로 보이는 무한성이 고갈된 세상에 대해 아버지의 권력을 빼앗기에 충분한 만큼의 권력을 가장하고 나타난다. 아들이자 작가는 오귀스트가 질병에까지 이르는 비명·악몽 · 기진맥진·착란, 머리 주변의 찬 수건의 상태로 이해되도록 한다. 그리고 독자는 이같은 지옥이 페르디낭에게도 공통적이라는사실을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한편 처음부터 아버지의 모습은 어린아이와 우스꽝스런 남자다움이 혼합되어 그려진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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