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장

일반 국민들의 생활의 방향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 중의 일부는 의회나 간부회의에서 일어나는 것이아니다. 그것들은 뒤르켐이 "집합의식(collective conscience)"(혹은 "con-sciousness" ; 프랑스어 conscience가 지니는 편리한 애매성을 영어는 가지고있지 않다)이라고 부르는 비공식적 영역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공적 생활의 패턴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대중적 감정의 틀이 서로로부터 크게 벗어나 있는 까닭에, 정부의 활동은, 중심에서는중요할지 몰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핵심을 벗어나 있다. 그것은 단순한 관례의 준수일 뿐이며, 나라가 실제로 움직여가고 있는 장막 뒤에 가려진(거의억압된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정치의 흐름으로부터의 갑작스런 난입(亂入)으로 인해서 큰 소동이 일어나곤 한다. - P371

인도네시아 문화의 다양성과 근대 정치사상의 다양성은 이처럼 서로 얽혀들어 하나의 이데올로기 상황을 만든다. 즉 한 수준에서는 지극히 일반화된 합의인도네시아는 하나가 되어 근대화의 정상으로 돌진해나가야하며, 동시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전통 문화의 정수를 지켜야만 한다는 - P377

것 ―가 다른 수준에서는 어느 방향으로부터 그 근대화의 정상으로 돌진해나갈 것인가 그리고 전통문화의 정수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어점증하는 의견의 불일치로 저항받기 때문이다. 독립 이후에 엘리트와 활동적인 사람들이 그러한 노선에 따라서 분열함으로써 결국 사회는 몇 개의 상호 대립하는 동지집단으로 재분류되었다. 이들 집단에는 거대한 것, 아주 작은 것, 중간 크기의 것들이 있었으며, 그들은 인도네시아를 통합한다는 것뿐아니라 인도네시아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도 관심을가지고 있었다. - P378

19세기 발리의 정치에는 두 가지의 상반되는 힘이 팽팽하게대립하여 존재했다고 간주할 수 있다. 즉 국가의례의 구심적인 힘과 국가구조의 원심적인 힘이 바로 그것들이다. 한편으로는 이 군주, 저 군주의 지도아래 집단 의식을 거행함으로써 통일의 효과가 존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본질적으로 분산적이고, 분절적인 성격의 정치에 있어서 분산, 분절되는 경향이 있었다. - P396

인류학자는 두 가지 운명에 처해 있는 듯하다. 하나는 자신의 문화가 이미 그들의 문화를 더럽혀, "오물, 인류의 얼굴에 던져진 우리의 오물"로 뒤덮어버렸다는 바로 그 이유로 이해가 가능해진 사람들 사이를 여행하는 것이다. - P410

다른 하나는 그다지 오염되지 않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사람들 사이를 여행하는 것이다. 그는 둘 중 하나이다. - P411

루소는 ("모든 인간의 마음은 실제의 경험의 장소이며, 아무리 먼 곳의 사람들이라도 그 마음속에 일어나는 것을 탐구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 방법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단순한 내적 성찰이나 관찰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그들의 자료를 사용하여 생각함으로써 야만인들의 사고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나칠 정도로 세부 묘사에 치중한 민족지가 아니라 신석기 시대의 지능이다. - P419

관념, 개념, 가치관 등은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 적응하고, 사회적 맥락에 의해서자극되며, 사회적 맥락에 대하여 크고 작은 영향을 준다. - P423

사회학이나 사회인류학에서 소위 구조분석이라고 불리는 방법은 인간 범주의 특별한 체계를 갖춘 사회에 대해서 기능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고 때로는 이 체계가 특정한 사회과정의 영향을 받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예측할 수 있다. 단, 이것은 이 체계 - 범주들, 그들의 의미, 그들의 논리적 관계를 이미 알고 있을 때에만 해당된다. - P426

슈츠는 자신이 인간의 경험에 있어서 "최고의 실재" 사람들이 직면하고, 그 가운데서 행동하며, 그것을 통해서 살아가고 있는 일상생활의 세계로 간주했던 것의 의미구조를 밝혀내려고 항상 노력하면서 많은 주제를 다루었는데, 특정한 사회과정을 광범하게, 혹은 체계적으로 다룬 것은거의 없다. 우리의 당면 목표를 두고 볼 때, 사변적 사회현상학에서의 그의 한시도가 특별히 유익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즉 "같은 인간"이라는 전반적인개념을 "선행자", "동시대인", "동료", "후계자"로 분류한 것이다. - P427

발리에는 한 인간을 고유한 개인으로 구별하기 위해서 적용하는 명칭에 - P430

여섯 종류가 있다. 이를 전술한 일반적인 개념적 배경을 기초로 살펴보고자한다. (1) 개인 이름, (2) 출생순서 이름, (3) 친족 명칭, (4) 테크노님(teknonyms), (5) 지위 명칭(발리에 관한 문헌에서는 보통 "카스트 이름"이라고 불렸다) 그리고 (6) 공적 명칭 - 족장이나 지배자, 사제 그리고 신에의해서 만들어진 유사한 직업적 칭호가 포함된다. 이런 다양한 명칭들은 대개가 동시에 전부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때로는 개인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 P431

발리인들의 사회생활에는 절정이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동 없이 고정된 현재, 즉 방향 없는 지금 현재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그와 마찬가지로, 발리인들의 시간에는 움직임이 없다. 왜냐하면 사회생활에 절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 둘은 서로를 함의하고 있다. 또한 그 둘은 모여서 발리인들의 개인을 보는 관점을 함의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동료에 대한 인식, 역사에 대한 경험 그리고 집단 생활의 성격때때로 민족정신으로 불리기도 하는 것 —은 서로 얽혀서 하나의 분명한 논리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때 논리는 삼단논법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다. - P472

체제는 체제가 되기 위해서 매우 폐쇄적으로 그 내용물끼리 연결될 필요는 없다. 그것들은 좀더 밀도 있게 연결될 수도 있으며 보다 더 엉성하게 연결될 수도 있지만, 그것들이 얼마나 바르게통합되어 있는가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경험적 문제이다. 다양한 변수들의관계에서처럼, 경험의 양상들 사이의 관계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관계를 상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관계를 발견해야 한다. - P476

문화 분석은 "문화의 기본적 복합체"에 대한 영웅적이고 "전체 - P477

적인" 공격이어서는 안 되며, 그렇다고 해서 보다 좁은 의미의 복합체가 다만 연역적으로 보이도록 "질서들의 질서"를 추구하는 것이어서도 안 된다.
오히려 그것은 의미 있는 상징들과 그것의 단편들 그리고 그 단편의 단편들 - 지각, 감정 그리고 이해의 물질적 매체을 찾아내고, 그것들이형성되기 위한 논리적 전제로서의 인간 경험의 기본 규칙들을 진술하는 것이어야 한다.

문화의 움직임 또한 낙지의 그것과 같다 부분들이 동시에 부드럽게조화를 맞추어 움직이거나 전체가 한꺼번에 집단적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이때는 이것이, 저때는 저것이 따로따로 움직이다가 그것이 쌓여서 일정한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 P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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