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백학연환이란 무엇인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기초교양(Liberal Arts)의 항목과 자연스레 연결되었다. 『평생공부』을 여러 차례 읽으며 기억해둔 것이고 그 공부 방법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전공을 공부하기 전 기초 학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시간이 지날 수록 깨닫고 있다. 지금의 학제 간 구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대학 교육 내용 자체는 곱씹어봐도 잘못되었다. 지금처럼 취업을 위한 일변도의 교육을 하는 한 대학 교육은 점점 무너져갈 것이고 경쟁력은 떨어지기만 할 것이다.

번역어를 읽을 때 ‘내가 만약 이 말을 번역한다면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해보는 것도 언어 사용 훈련이 될 것입니다. 물론 오늘날의 사전을 펼치면 encyclopedia 항목에는 ‘백과사전‘이라든가 ‘전문사전‘이라는 번역어가 나옵니다. 그러나 누군가 애써서 만들어 놓은 번역어를 그저 빌려 쓰지만 말고, 내 지식의 범위 내에서 이를 번역한다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는 겁니다. - P48
현재 Encyclopedia(엔사이클로피디아)라고 하면 거의 즉각적으로 ‘백과사전‘이나 ‘백과전서‘라고 번역됩니다. 오늘날의 용법으로서는 문제가 없지만 이 번역어 그대로 중세나 고대에 대입하면 문제가생깁니다. ‘백과사전‘이라는 의미는 좀 더 현대에 가까운 용법이기 때문입니다. 마루는 EyKUKAIOS TALSEL의 EyKUKANOG라는 말이 고대 그리스에서는 ‘둥근 고리를 이룬다‘라기보다 ‘보통‘ ‘일상의‘라는 의미였다고 지적합니다. 즉, Evkukios Talla 기본적인 교육과정‘을 의미했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일반교양‘이랄까요. 이것이 로마 교육에 편입되고 중세를 거쳐 ‘자유학예 (artes liberales)‘라고 불립니다. 영어에서 말하는 Liberal arts 입니다. 자유학예란 의학, 법학, 신학등 한층 고도의 학문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를 쌓는 공부였습니다. - P59
학술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에는 시대와 문화의 세계관, 학술관이 반영됩니다. 자유학예에는 대략 절반가량이 말을 배우고, 말을 더 잘 사용하기 위한 학술에 할당되어 있으므로 그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이처럼 ‘기본적인 교육과정‘을 의미하는Eykuk入Los maidela의 이념이 ‘자유학예‘에 계승되고, 이윽고 오늘날 대학의 ‘일반교양‘에까지 이어집니다. - P60
여기서 니시 아마네와 동시대 사람이기도 한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는 교양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대학 교육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학생이 대학에서 배워야만 하는 것은 지식의 체계화다. 즉, 각각 독립된 부분적인 지식 간의 관계와 이들과 전체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고, 그때까지 다양한 곳에서 얻은 지식의 영역에 속하는 부분적인 견해를 연결하여 이른바 지식의 모든 영역의 지도를 만든다. (J. S. 밀, 『대학 교육에 대하여 Inaugural address delivered to the University of St.Andrews, Feb. 1st 1867』, 다케우치 잇세이竹內 옮김, 이와나미문고, 2011,p.15/원서 p.8) - P79
이미 그어져 있는 경계선을 당연시하지 말고 그렇게 된 내력과 현 상황을 확인할 것. 나아가 그러한 경계선이 타당한가를 검토해볼것. 필요하다면 다시 선을 그을 것. 지금 「백학연환」을 다시 읽는 데는 여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수많은 학문을 보면서 학역간의 차이, 현재와 과거의 차이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 P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