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의 특징은 인구 이동성이나 월경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에 따라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 - P15

전 지구적인 역사 해석은 그것에 적합한 자체적인 시간적 편차를만들어 내는 것이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사전에 만들어 놓은 시대구분의틀 안에 억지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니다. - P30

물론 ‘근대‘라는 명사는 오랫동안 그리 일상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그것이 처음 등장한 것은 - P31

사실 19세기 후반부였다. 이 새로운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것은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1821~1867)였다. 그는 ‘근대‘라는 용어를 통해도시적 삶의 일시적이고 덧없음을 표현했으며, 그 과정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의 급격한 단절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시간 개념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수많은 동시대인들은 보들레르보다 훨씬 먼저, 그리고 ‘근대성‘ 개념(독일에서는이 개념이 1895년에 처음으로 브로크하우스 백과사전Brockhaus-Enzyklopadie』에 수록되었다.)이 확립되기 훨씬 전에 매일의 일상 속에서 근대 세계를 접하고 있었다.
따라서 ‘근대적‘이라는 것은 역사를 살아가는 행위자 자기의 생각, 곧 자기자신을 이해하는 개념이었다. 나아가 자기들의 위상을 입증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개념이기도 했다. - P32

전 지구적인 동시성의 형성을, 전 세계에 적용되는 표준과 규범의 형성을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에 수많은 다른해석이 있었는데,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해석이 이념적 성격을 지녔으며 정치적 논쟁에서 무기로 사용될 수 있었다. 많은 해석은 근대사회가 형성되는과정이나 세계가 전지구적으로 통합되어 가는 과정이 각각 동시에 진행되면서 서로 연관된 과정이라고 보았다. 이를 좀 더 일반화해 표현하면 이 두 가지 과정은 19세기에 서로 경쟁하면서 수많은 영역에 흡수되어 서로 중첩되고보완되었던 두 개의 핵심 서사였다. 근대화로 가는 길을 한편에서는 친숙한것과 낯선 것의 교환으로 인식했던 반면에, 다른 한편에서는 불가피하게 지구상의 모든 사회에 도달하게 될, 이미 정해진 방향성을 가진 시간의 화살과 같다고 생각했다. - P35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된발전들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그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와 접촉이 있었으며 그 관계와 접촉들은 각 지역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각 사회는 전 지구적인 도전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리고 조망할 수 있는 거리 안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과 과정들은 어느 정도로 세계가 전 지구적으로 통합한결과였을까? 이러한 접근법은 교환, 네트워크 형성, 전 지구적 맥락에 주목한다. 우리가 이 책을 집필할 때 선택한 특별한 문제 제기와 특수한 관심사가 수반한 결과다. 물론 이와 같은 연구 방식 때문에 과거의 다른 차원들이 가려질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 사실은 기존의 다른 역사 서술들을 통해 충분히 조명되어 왔다. - P45

1750년대에서 1920년대 사이의 기간을 다루는 우리의 연구는 세계의 모든 지역에 전 지구적으로 동일한 시간성을 부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분석 단위로서 지역에 집중할 것이다. 대서양 혁명은 유럽과 서반구에서 중요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편전쟁은 동아시아의 정치 엘리트들에게 매우 중요했지만, 서아프리카나 북아프리카의 무슬림 엘리트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오스만 제국의 탄지마트 개혁이나 무함마드 알리 Muhammad Ali 치하의 이집트에서 시도된 개혁이 더중요했다. 이처럼 장기 19세기 동안에 제국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과 지정학적지역에 따라 근대로 가는 전환점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제국들 사이의 연결과 지역들 사이의 연결이 갖는 의미뿐 아니라 다지역적·국제적이고 전 지구적인 추세가 갖는 무게도 마찬가지로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초제국주의 시대에 다양한 지정학적·지역적 상상력들 사이에 연결 관계가 형성된 것은 전 지구적인 규범과 권력 구조가 갖는 유럽 중심적 성격에 관해 공유하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 P55

19세기의 세계 질서가 세계화되어 가는 모습을 다루기 전에 18세기 중반의 상황을 제국이 중심이던 세 지역의 질서와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 시기에는 몇몇 제국이 전 세계에 걸쳐 정치를 주도했는데, 당시의 정치 무대는 대체로 지역이자 문화권인 세 곳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아시아권,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에 광대하게 뻗어 있는 이슬람권, 유럽과 서반구를 포괄하는 기독교적 유럽권이다. 하지만 이 세 지역 혹은 세 문화권이 서로 뚜렷하게 구별된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 그들은 상호 연관성과 공통점뿐 아니라차이점도 보여 준다. - P61

18세기의 전쟁 비용 상승과 빈번하게 발생한 전쟁이 세계의 제국적 질서를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대서양 혁명을 촉발시킨 배경이었다. 전 지구적으로 살펴볼 때 대서양 혁명 이후에 형성된 제국적 질서의 변화는, 그리고 유럽 내부와유럽 주변에서 진행된 제국 간의 경쟁 관계는 유럽 제국이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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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24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구 이동성이나 월경˝.. 첫 인용문의 시대 특징 구별법을 잘 이해 못하네요^^;;

거리의화가 2022-10-25 09:02   좋아요 1 | URL
인구 이동성은 사람의 이동을, 월경은 영역(땅의 경계)의 이동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2022-10-25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