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대의 금문 경학: 강유위, 담사동, 요평

공자의 도는 넓고 넓어 그 웅장함은 하늘을 본받았으니 그 운행이 미치지않는 곳이 없다.……그런데 처음은 순자의 학설로 그르쳐지고 중간에 유흠의 날조로 혼란되고 끝에는 주자의 편파성으로 찢겨지자, 마침내 소왕(素王: 공자)의 대도는 가려져 드러나지 못했고 갇혀서 펼쳐지지 못했다.………… - P676

강유위에 따르면 "공자의 도에는 삼세가 있고 삼통이 있고 오덕의운세(五德之運)가 있다. 인(仁)·의(義)·지(智)·신(信)이 각각 절기에응하여 운세를 지배하니, 인(仁運)은 대동(大同)의 도이고 예운은소강(小康)의 도이다." 강유위는 「예운」에서 말한 "대도"는 "인간의 원리의 지극한 공정함이고 태평세의 대동의 도이고, 「예운」에서말한 "삼대의 번영"은 "승평세의 소강의 도이다"고 하며, 『공양춘추』에서 말한 삼세의 사상이 바로 이 내용이라고 여겼다." - P677

인류의 진화는 일정한 단계가 있다. 가족에서 부락이 되고 국가가 성립되고 국가로부터 대일통이 된다. 독립된 개인에서 점차 추장이 세워지고 추장에서 점차 군신제도가 정립된다. 군신제도에서 점차 입헌제도가 되고 입헌제도에서 점차 공화제도가 된다. 독립된 개인에서 점차 부부제도가 되고 부부제도에서 점차 부자관계가 정해지고, 부자제도에서 평등하게 동족을 사랑하게 되고 동족 사랑에서 점차 대동세계가 되어 다시 독립된 개인이 된다. - P678

공자의 법도는 시세에 부응하는 데에 힘썼다. 미개하고 난세(亂世)에 처하여 교화가 펼쳐지지 못했을 때 태평의 제도를 행하면 반드시 큰 해악이 생긴다. 또 승평세(平世)를 맞아 여전히 거란(亂)의 제도를 묵수하는 것 역시 큰 해악이다. 마찬가지로 현재는 승평의 시대에 해당되는 만큼 응당 자주(自主)·자립(自立)의 사상과 의회제도 입헌)의 정치를 실현해야 하거늘 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큰 난리가 발생하게 된다. - P680

공자의 고충은 오로지 시대의 폐단을 구제하는 데에 있었음을 알 수있다. 공자는 3,000년 후에 반드시 성인이 다시 일어나 대동의 새 가르침을 선양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지만, 승평과 태평의 궤도를 도외시하거나 난세를 다스려 소강에 이르는 과정을 그르다고 여기지 않았다. - P681

강유위의 사상에 내재된 시대적 특징은 "격의(格義)"로 볼수 있다. 두 문화가 접촉하는 초기의 외국 문화 수용자는 흔히 수용한 외국 문화의일부 측면을 즐거워하며 중국 문화의 어떤 측면과 견강부회하는데,………이런 부회가 "격의"이다.……………강유위는 유신변법의 각 주장들을 제시할 때 항상 "탁고개제"의 방법을 써서 그의 추진 내용이 결코 서양 신문화의 채용이 아니라 도리어 공자의 교의의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래 문화와 대항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가치를 찬양했다. 그러나 그의 찬양은 오직 그것이 공자의 삼세설의 교의에 부합한다는 점에 한정되었을 뿐이었다. 그는 옛것을 가지고 새것을 해석했고 중국 고유의 문화적 안목에서 서양 전래의 문화를 비평했다. - P682

삶의 슬픔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면 모든 고통의근원은 9계(界) 때문이다. 구계란 무엇인가?
첫째, 국계(國界)로서 영토와 부락의 구분이다. 둘째, 급계(級界)로서 귀천과 청탁의 구분이다. 셋째, 종계(種界)로서 황인, 백인, 갈색인, 흑인의 구분이다. 넷째, 형계(形界)로서 남녀의 구분이다. 다섯째, 가계(家界)로서 부자와 부부의 친밀함의 구분이다. 여섯째, 업계(業界)로서 농·공·상의 산업의구분이다. 일곱째, 난계(亂界)로서 불평등, 편파성, 부당성, 불공정한 법이다. 여덟째, 유계(類界)로서 사람, 새, 짐승, 곤충, 물고기 등의 구별이다. 아홉째, 고계(苦界)로서 고통이 고통을 낳아, 대대로 계속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모든 고통의 근원이 9계 때문임"을 인식하고 이 9계를 제거하면고통을 없앨 수 있다. 강유위는 말했다.
어떻게 고통을 없앨 것인가? 병을 알면 약을 쓰거니와, 저 9계를 제거하여속박을 풀면, 초연히 날아올라 하늘에 닿고 심연에 이르러 호연한 마음으로자유자재하며 유연히 즐거워 태평한 대동세계에서 영원한 삶과 깨달음을 누릴 것이니, 고통을 없애는 도는 바로 9계의 제거에 있을 뿐이다.
첫째, 국계를 제거하여 세계를 합일한다. 둘째, 급계(계급 차별)를 제거하여 인간과 민족을 평등화한다. 셋째, 종계(인종 차별)를 제거하여 인류를 통합한다. 넷째, 형계(성차별)를 제거하여 독립을 보호한다. 다섯째, 가계(가족차별)를 제거하여 천민(天民)이 된다. 여섯째, 업계(직업 차별)를 제거하여 - P685

생업을 공공화한다. 일곱째, 난계(정치적 차별)를 제거하여 태평을 이룬다. 여덟째, 유계(사람과 동물의 차별)를 제거하여 모든 생물을 사랑한다. 아홉째, 고계를 제거하여 극락세계에 이른다. - P686

물질적 현상계, 허공의 공간, 중생세계에 지극히 크고 극히 미세하여, 모든 곳에 붙고 모든 곳을 관통하고 모든 곳에 연결되어 충만된 한 물질이 있으니, 눈은 그 색을 볼 수 없고 귀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고 입과 코는 그것그나저을 맛보고 냄새 맡을 수 없어서 호칭할 방법이 없는, 그것을 이태(以太 : 에테르)라고 한다. 그것이 작용으로 드러난 것을 일컬어 공자는 인(仁) 혹은 원(元) 혹은 성(性)이라고 불렀고, 묵자는 겸애라고 불렀고, 부처는 성해(性海)혹은 자비(慈悲)라고 불렀고, 예수는 영혼이라고 불렀고 또는 남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고 했고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고, 과학자들은 흡인력 또는 인력이라고 불렀는데, 이 모두가 그것(에테르)을 지칭한다. 물질의 세계도 그것에서 생겼고, 허공도 그것에서 성립했고, 중생도 그것에서 출생했다. - P688

인(仁)과 불인(不仁)의 구별은 통하느냐 막혔느냐에 있다. 통하고 막힘의근본은 오직 그것이 "인"이냐 "불인"이냐에 있다. - P689

만물은 잠시도 변화하고 생멸하지 않는 때가 없으니, 만물은 잠시도 "일신"하지 않는 때가 없다. 담사동은 말했다.
ok변화(逝)의 반면을 살펴보면 그것은 곧 "일신(日新 : 부단히 새로워짐)"이다. 공자는 말하기를 "혁(革)은 옛것을 제거함이고 정(鼎)은 새것을 취함이다"고 했고, 또 "일신이 위대한 공덕이다"고 했는데, 선(善)은 일신의 경지에 이르러 머문다는 뜻이고, 악은 일신하지 않는 상태에 머문다는 뜻이다.
……공덕이 새로워져야 함은 세상 사람들이 용인하면서도 유독 현재 수구적인 비루한 선비들이 완고하게 변법을 거부하는 까닭은 대체 무엇인가?42)이것은 담사동이 당시의 변법운동에 부여한 철학적 근거이다. - P692

사람사람마다 자유로울 수 있으려면 반드시 국가가 없는 백성이어야 된다. 국가가 없으면 국경이 사라지고 전쟁이 종식되고 시기가 없어지고 권모술수가 폐기되어 남과나의 구별도 없어져 평등이 출현하니, 천하가 있어도 없는 것과 같아진다.
그리하여 군신관계는 폐기되고 귀천은 평등해지고 공리(公理)가 천명되고빈부가 균등해져, 천리 만리의 사람들이 한 집안 사람처럼 되어 자기의 집은잠시 머무는 여관으로 여기고 남들을 동포로 여긴다. 그래서 자기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자애를 쓸 데가 없어지고 부모에 대한 아들의 효도를 사용할 데가 없어진다. 형과 아우는 형우제공(友恭: 兄友弟恭)의 관념을 잊고 부부는부창부수(倡隨 :夫唱婦隨)의 관념을 잊게 된다. 서양 책에서 말하는 천년왕국이 아마 「예운」의 대동의 형상과 흡사한 것 같다. - P693

공자에게는 초년의 주장과 만년의 주장이 있었던 만큼 공자가 세상을 떠난 이후 공자의 초년설을 받든 것이 고문학이고, 공자의 만년설을 받든 것이 금문학이다. - P699

노나라는 금문학의 종가이고, 연나라와 조나라는 고문학의 종가이다......
노나라는 공자의 고국이고 제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공자 만년의 설을 학자들은 정론으로 여겼다.………… 연나라와 조나라의 제자들은 공자가 『춘추』를편수하기 이전에 작별하고 먼저 돌아갔기 때문에 오직 주나라를 추종한다는 공자의 말만 들었고 그후의 개제 등의 설은 직접 접촉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만년의 설이] 이전의 주장과 상반되었기 때문에 마침내 노나라제자들이 말을 위조하여 공자에 가탁했다고 의심하여, 오직 이전의 설만 돈독하게 견지하고 노나라 학설을 논박했다.
이후 금문학과 고문학은 끊임없이 서로 논쟁했으나, 사실 금문학과고문학의 차이는 오직 제도 방면에만 있었다. 요평은 말했다.
『논어』는 답습하고 혁신하여 덜고 보태진 것은 오직 제도에 한정되었으므로 인륜의 도리의 경우는 백 세대 이후까지도 알 수 있다고 여겼다. 따라서 고문학과 금문학의 구분은 순전히 제도 방면에만 해당되고 도리 방면에는 해당되지 않았는데, 도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기 때문이다. - P700

즉 공자의 학설은 사실은 세계의 정치와 사회를 위해서 하나의 정연한방책을 수립한 것이었고, 세계의 진화는 반드시 그것에 의지하여 진행되는데, 공자의 학설은 표면에서 보면 황제의 통치가 고대에 이미 존재했고 그후 퇴화하여 왕·패의 통치로 강등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공자의 뜻은 바로 "퇴화의 도영(影)을 수립하여 과거를 알고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사람들이 유추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 P703

경은 이론이고 역사는 실제 사실이다. 『춘추』「왕제」의 이론은진한시대 이후부터 이미 점차 실제 사실로 변했다. 서양인은 아직공자의 경전의 교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서양인의 수준은춘추시대의 사람들과 대략 같다. 이후는 바로『주례』·『상서』의 이론을 실행하여 세계가 대동에 귀의하도록 해야 한다. - P705

요평의 학은 사실상중국철학사 중의 경학시대의 종결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요평은 철학사상의 지위가 상당히 중요하다. 제2편 제1장에서 중국철학사는동중서 이후 이른바 경학시대에 있다고 말했다. 이 시대의 경우 각철학자는 새로운 견해의 유무를 막론하고 모두 고대철학가의 이름에 의존하고 대부분 경학의 이름에 의존해야 했으니, 마치 낡은 병에 새 술을 담은 경우와 같았다. - P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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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8-30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갖고 있는 역사책을 꺼내 열공하고 싶어집니다.^^

거리의화가 2022-08-30 13:25   좋아요 0 | URL
그쵸^^ 이 책 읽으면 공부의 싹이 피어오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