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가 여성의 선택 문제로 환원되면 순전히 개인적인 결정처럼 보일 수 있다. 여성이 임신해 엄마가 되든 임신중지를 하든, 그런 일은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성이 임신과 양육에 대해 내리는 결정과 그에 따른 결과는, 젠더ㆍ계급ㆍ인종 같은 요인 때문에 그 여성이 어떤 선택에 다가갈 수 있으며 어떤 선택에서 멀어지는지, 더 넓게는 선택이 사회ㆍ문화적으로 어떻게 의미화되는지와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이 문제를 선택의 자유로 축소해 버리면 임신중지를 우리 시대의 도덕적ㆍ사회적ㆍ정치적 이슈로 만드는 사회ㆍ정치의 요인이 흐릿해진다.

오로지 여성의 선택권과 임파워링nempoweringn의 측면에서 피임과 임신중지를 외치면, 인종ㆍ계급ㆍ장애를 이유로 바람직하지 않은 양육자로 여겨진 여성들의 생식력을 통제하는 데 임신중지가 어떻게 이용돼 왔는지를 알기 어렵게 된다. 임신중지에 대한 규제는 재생산과 관련해 여성의 자유를 가로막는 여러 장애물 중 하나이며, "아이를 갖지 않을" 권리는 "아이를 가질 권리 그리고 출산을 조절할 권리, 낳은 아이를 기를 권리"와 함께 고려돼야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8-11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책을 거들떠 보지도 않아서 이거 맨 앞 <들어가며>에 멈춰있는데요, 곧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8-11 08:45   좋아요 0 | URL
<들어가며>가 생각보다 많이 길더라구요. 저도 여전히 앞부분이라...ㅠㅠ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 다락방님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