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마녀: <캐리>

남성들이 여성들에 대해 잔인하게 행동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 여성들의 균형 잡히지 않고, 비이성적이며, 교활하고, 통제할 수 없는 힘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이 공포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공포의 권력>

마녀는 역사적으로 그 연고가 참으로 깊은 것 같다.
이전에는 치료사의 역할로 다뤄지거나 마법사처럼 다뤄졌다.
신비함과 공포는 그 근원이 결코 다르지 않다.
종교나 신화에서 악의 수호자로 마녀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를 이해할 만하다.

영화 <캐리>에서는 월경인 여성의 피와 초자연의 연결이 마녀의 저주와 이어지며 저주를 내린 당사자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강력함을 내보인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신화적으로, 마녀는 경외와 공포의 감정 둘 다를 불러일으켰다. 고대 사회에서는 그것이 선한 목적으로 쓰이든 악한 목적으로 쓰이든, 마법은 그 공동체 구성원에게 깊은 공포를 불어넣었다.
옛날 마녀의 특징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치료사로서의 역할이었다. 바바라 워커는 많은 문화권에서 마녀가 ‘허버리아 herberia (약초를 줍는 사람)’나 ‘픽시드리아 pixidria(연고 상자를 지닌 사람’ 그리고 페미나 사가 femina saga(현명한 여성)’와 같은 은유적 이름을 가졌었다는 점을 지적했다(1983, 1076-7). - P144

마녀들은 많은 죄목 중에서도 특히 악마와 성행위를 하고, 남성 성불구를 일으키며, 성기가 사라지게 하거나 남성 성기를 훔친다고 고발되었다. 뒤의 죄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남성의 거세 공포를 보여준다. - P146

마녀는 그녀가 가부장제 담론 안에서 상징계 질서의 무자비한 적으로 재현된다는 점에서 비체적 존재로 규정된다. 그녀는 위험하고 교활하며, 사악한 힘을 사용하여 공동체를 파괴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다.
마녀는 이성과 비이성, 상징계와 상상계 사이의 경계를 뒤흔들기 시작한다. 그녀의 사악한 힘은 여성적인 본성의 일부분으로 보여졌다. 그녀는 남자보다 자연에 가까우며 태풍, 허리케인, 폭풍과 같은 자연의 힘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어졌던 것이다. 중앙집권적인 권력이 결여된 사회에서는 성 간의 엄격한 분리가 의례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이런 사회에서는 양성이 끊임없는 갈등 관계에 있었다. 여성은 ‘불길한 음모가’로 여겨졌고, 여성성은 ‘억압해야 하는 완전한 악과 동의어’인 것으로 이해되었다(크리스테바, 1982, 70). 비이성. 계략. 사악. 이런 단어들이 마녀를 정의하는 데 사용되었다. 마녀는 또한 타락, 부패, 거미, 박쥐, 거미줄, 달인 차, 독극물, 그리고 심지어 식인과 같은 일련의 비체적인 것들과 연결되었다. - P148

여성은 그녀의 본질 그 자체로는 전혀 비체적이지 않다. 대중적 담론에서 그녀가 괴물로 재현되는 것은공포영화의 이데올로기적 기획의 작용이다. 이 기획은 남성의 성적 타자인 여성의 차이와 그녀의 괴물 같은 본질이 별 수 없이 묶여 있다는믿음을 지속시키기 위해 디자인되었을 뿐이다. - P162


댓글(3)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3-25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테바의 책이 너무 궁금해지지 않나요? 매꼭지 인용문에 진짜 무릎을 탁 치면서 크리스테바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거리의화가 2022-03-25 10:14   좋아요 0 | URL
단원 들어갈 때마다 공포의 권력 인용문이 핵심을 찌르는 명구로 배치되어 있더라구요. 이 책도 읽어야 하나 싶어서 고민중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크네요.

다락방 2022-03-25 10:15   좋아요 0 | URL
저는 일단 <공포의 권력> 샀습니다. 샀어요.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