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가 정치학에서 악명이 높은 이유는 정치와 윤리를 분리하고 정치적 인간의 미덕과 미덕 자체를 구별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그리스인들이 제거하려던 육체를 정치사상에 다시 통합했다. 그에게 정치는 억제할 수 없는 충동과 욕구로 끓어오르는 것이었으며, 땅에서 육체를 거쳐 일어난 것이었다. (중략)
정치는 미학적 이상이 아니라 삶 자체다.

마키아벨리의 정치학에서 육체, 욕망, 욕구는 철저하게 젠더화되어 구성되었다. 통제와 지배에 열을 올리는 남성들의 삶, 통치에 관심 있는 이들 그리고 그 모든 사람 너머로 자신의 권력을 확장하는 데 관심 있는 이들이 지배하는 공동체의 삶이 자리한다.
필연성도 이와 비슷하게 권력 추구의 한계와 위험, 위대함을 향한 원동력을 뜻하기도 한다.

그는 정치 행위자들에게 정치 영역에서 가장 직설적인 힘과 도구를 쓰라는 충고를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정치 행위자가 이 충고를 받아들여도 찰나의 승리를 거둘 뿐, 위협적이며 이해할 수 없는 힘(포르투나) 앞에선 행위자의 취약성이 커지는 경우가 많았다.
마키아벨리는 정치 세계를 탈신비화하는 데 헌신했지만, 권력의 귀결을 포르투나의 특성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그 노력은 좌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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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18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지금 저 아르떼 출판사 마키아벨리 읽고 있는데 참고할게요. ^^그런데 마키아벨리의 정치학의 철저하게 젠더화되어 구성된다는 비판은 좀 과한게 아닌가요? 그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하면.... 그 이상을 넘어서는건 불가능할 거 같은데 말이죠. ^^;;

거리의화가 2022-01-19 07:59   좋아요 0 | URL
마키아벨리 정치 이론을 다루고 그것을 젠더 측면에서 분석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도 이제 마키아벨리 챕터 도입이라. 저도 지금의 기준에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아르떼출판 마키아벨리는 읽기 어떤가요?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