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십자군에서부터 이라크 전까지 연결되는 중세역사에 심하게 놀랐다. 그동안 나는, 십자군 원정이 로드무비 스토리와 비슷한 이야기 인줄 알았다. 중세 기사들이 예루살렘을 향해 길을 떠나고, 중간에 등장하는 난관 때문에 전쟁을 하는 스토리인 줄 알았다. 성지순례를 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이슬람교인들이 박해를 해서 시작된 줄로만 알고 있었다.


무식해서 미안한 밤이었다.


본래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는 서로 공존하는 문명이었다. “쿠란에 따르면 무함마드가 더 오래된 종교들을 없애기 위해서 이 땅에 온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의 메시지는 아브라함, 모세, 솔로몬, 예수 등의 메시지와 동일하다.(p.66)” 11세기 들어, 이슬람 문명은 갑자기 사악한 악마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거기에 유대인들도 덩달아 학대를 받게 된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함께한다. 그동안 가난한 농노들은 귀족과 기사들에게 엄청난 노역을 당하고 있었다. 교황과 서유럽 귀족들은 하층민들의 불만을 잠식시키는 방향으로 전쟁을 이용하고, 농노들의 잠재된 분노는 경제적, 사회적 인센티브와 만나 십자군에 참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은자 피에르가 나타나 본격적 코미디 무비가 된다.


귀족에게 학살당하던 농민들이 유대인을 학살한 것과 마찬가지로 십자군에게 학살당하던 유대인들이 이제 아랍인들을 학살하고 있다. (p.146) 폭력과 전쟁이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폭력이란 것이 얼마나 끈질긴 감정이라는 것을 모를 뻔 했다. 작가가 대단히 큰 공을 들여 만든 것 같다. 책에는 꼼꼼한 주역과 설명이 따라온다. 로마제국의 흥망에서 동방과, 이슬람 문화까지 세세히 연결되어 있다.


퇴색한 명분, 숨겨진 의도, 무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이지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생각해보니, 고등학생 때 세계사를 배우지 않았다. 중3 때 일년 배운 게 마지막이었다. 그래도 미안했다. 그리고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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