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타기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6
이시이 신지 지음, 서혜영 옮김, 문병성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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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이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그네타기〉는, 처음부분부터 주인공 남동생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등장한다. ‘삐닥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부분을 읽자마자 번뜩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힙합그룹 에픽하이(Epik High)의 타블로(Tablo 본명: 이선웅)이다. 타블로가 스탠포드대학 영문학 석사 출신인 것은 TV방송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다른 MC(mic checker 즉 랩퍼)들과는 달리, 공중파TV에 자주 등장했다. 마니아층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었던 힙합을 논리적으로 말했고, 문학적 역량을 빌어 와 닿는 가사를 썼으며, 독특한 입담으로 방송가를 누볐다. 


그가 음악을 위해 한국행을 택했을 때 영문학 교수들이 직접 말렸다고 한다. 타블로의 문학적 재능이 부러울 따름이다.

 

타블로는 어린시절부터 문학‘끼’를 보인 아이였다고 한다. 학교에서 그림일기를 쓰라고 하면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도깨비들이 우리 가족을 납치했다’는 식으로 일기를 썼다고 한다. 장난도 심한 편이여서, 부모님께는 거짓말하는 말썽꾸러기로만 보였었다고 한다. 훗날, 끼를 엿보신 선생님을 통해 문학적 재능을 꾸준히 키워왔음은 쉽게 짐작이 간다. 몽상가적인 기절, 장난꾸러기, 왕성한 지적 호기심, 뛰어난 작문실력 등은 지금의 타블로에게도 찾아 볼 수 있다.


주인공 남동생에게서 어린 타블로가 끄적거리던, 문학도의 면모가 오버랩 되었다는 말을 꺼내기 위해 긴 이야기를 했다. 타블로가 밝다면, 주인공 동생은 어둡다는 것이 다르다.

 

책 속의 서술자는 천재남동생을 둔 누나이다. 동생의 창작노트를 우연히 찾아 다시 읽어보면서, 옛 기억을 더듬어 가는 것이 전개 부분이다. 그네타기를 좋아하는 동생은 나무 그네위에서 기묘한 이야기들을 써내려간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어린아이의 그 것이라 하기에는 상당히 독특하다. 뒤에 더 큰 의미를 알 수 있는 그네이야기는 애처럽고, 동물 습성에 대한 이야기는 좀 무섭다. 특히 코끼리 롤링이라는 내용에서 ‘윽’소리가 나왔다. 


동생은 그네를 통해, 목소리를 잃는 사고를 당한다. 또 그네를 통해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말한다. 그리고 남매는 그네에 나란히 앉아, 편하게 들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동생의 세계를 초월한 듯한 시선, 동생을 이해가는 누나의 시선이 계속 교차한다. 동생의 표현, 누나의 이해가 조금씩 맞물려 간다.


내게 이런 동생이 있다면, 참 난감할 것 같다.  


작가가 일본인이라, 줄곧 일본인으로 상상을 해왔었는데, 뒤에 가서 백인으로 바꿔버렸다. 책 내용도 혼란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못 따라 잡은 것 같아 혼란이다. 


반전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는 조부모에 대한 이야기와 엽서이야기를 포함하여, 이〈그네타기〉혼란스러움을 많이 남긴다. 




ps. 타블로가 중학교 2학년 때, 문예창작반 친구에게 15만원을 받고 이야기를 써줬다고 한다.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인 꼬마가 있었다...... 가정에 문제가 많아 늘 외톨이인 그 아이는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렸는데, 신기한 건 그 아이가 그린 그림이 장면이 실제 현실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결국엔 가정을 파멸시키고.....’란 내용이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친구가 그 이야기로 스토리 대회에서 1등까지 해버린 것이다. 그 일로 친구는 하루아침에 달려져 버렸고, 주위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았다.

 

 그 때 글이 가진 위력을 실감한 타블로. “지어낸 이야기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어!”

타블로는 억울한 마음 한 켠에 이야기란 것이 갖고 있는 힘을 알게 됐다고 한다.  


ps2. 타블로에 관한 이야기는 성기선의〈공부의 왕도〉이선웅 편에서 참고했다.


ps3. 코끼리 롤링의 실제 여부가 궁금해, 지식검색을 해봤다. 나와 같은 질문을 한 사람이 딱 한 분 있었다. 그래서 책 덮고 처음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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