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랑을 못하나
양창순 지음 / 예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직장동료 중 솔로가 많다. 내 눈엔 충분히 사랑스럽다. 그런데 왜 좋아해주는 남자가 없을까 그녀들을 볼 때마다 의문부호가 같이 보였다. 어린A는 여중-여고-여대를 나온 자신의 학적을 탓했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B는 되도록 늦게 결혼 할 계획이라 했다. 똑순이 C는  연애도 똑 소리나게 잘 할 줄 알았는데, 첫사랑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랑의 처연함을 알려줬다. C가 제일 안타까웠다. 그녀 주변에 좋은 친구들도 많은 것 같은데, 왜 다시 용기내지 않는지 궁금했다. 너는 왜 사랑을 못하냐고 묻고 싶었다. 그래서 대신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왜 사랑을 못하나>를 읽고 C의 사랑 처방을 구해주려 했건만 못 찾았다. 책은 사랑의 열병에 잘못 대처한 사람들, 즉 이상심리를 가진 사람들 이야기다. C가 가진 심리적 배경과 역량을 다 알지 못하는 나로선 한계가 있었다.  

책은 정신과 전문의가 썼다. 그래서 진료실을 찾아온 힘든 사람들을 상담하고 그에 따른 사랑 처방과 사랑에 대한 에세이가 주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라’,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하다’란 이야기였는데, 책을 넘기다보면 건강한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1장에서는 사랑의 근원적인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서, 2장에서는 사람에 뒤따르는 피할 수 없는 유혹과 흔들림에 대해 써놓았다. 마지막 3장은 사랑의 성장과 발전에 관한 이야기다. 

그동안 심리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지, 새로운 소재는 없었다. 결국 하는 이야기는 같았다. 이렇게 되면 내용은 식상해져 저자의 글재주를 눈 여겨 보게 되는데, 내가 읽은 심리학 서적 중 가장 밋밋하다. 개성이 없다. 외국소설 구절을 인용하기보다는 저자가 직접 체험하거나, 고민했던 생각을 써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면 전문분야를 활용해 최신 저널을 참고하던가, 뇌 과학 쪽으로 우회했으면 좋을 뻔 했다. 에세이로서는 모르겠지만, 부제인 사랑 ‘치유’ 에세이로썬 불성실했다.

지금 C에게 필요한 건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연애지침서’가 아닌가 싶다. <나는 왜 사랑을 못하나>는 연애를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무겁다. 진행 중인 연인들이 울컥 솟는 우울과 조울로 힘들 때, 자신의 연애패턴을 되돌아보고 싶을 때 유용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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