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윤용인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에세이일 뿐인데 과대포장 했다. 심리학을 붙이지 않았다면 별 3개는 줄 수 있었을 텐데, 제목 탓에 별 1개다. 요즘 남성 심리학이 대세라고는 하나, 이건 아니다. 윤용인의 전작 <어른의 발견>을 좋게 봤던 탓에 리뷰확인도 안하고 산 내 잘못이 크다.

제목을 ‘폼 나는 중년으로 사는 법’이라고 했다면 이리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자의 장난기 가득한 문장과 솔직한 글발을 높이 사는 편이었는데, 오늘 부로 취소다. 딴지에서 다져진 그의 글발도 실은 별 것 아니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전작 <어른의 발견>에서 누드 심리학을 주장하며, 이웃집 아저씨 같이 설파하던 심리학은 어설펐지만 귀여웠었다.

그런데 이건 아니다. 이런 토막상식에도 못 미치는 심리이론 몇 개를 경험담과 섞는다고 독자들에게 지식전달이나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했나. 독자를 우롱하는 처사다.

그럼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있다. 저자는 여행사 사장인데, 자신의 에피소드에 등장시킨 지인들의 말이 참 멋지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경영난에 고민이 될 때, 만났던 지인은 ‘50명의 조직에서 50등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존재가치가 없는 것이냐? 그가 있기에 49등이 있는 것이고 리더란 오히려 50등을 낙오자가 되지 않게 훈련시키고 동기부여 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해 준다. 또 다른 지인은 ‘개인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사장으로선 형은 자격미달’이라는 독설도 해준다.

참, 그 인복이 부럽다. 책 속에서 밝히듯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 그를 이리 만든 것 같다.  사람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고 나와 다른 사람을 보는 걸 귀찮음보다 경이감으로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심리학이든 뭐든 사람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훌륭했다. 비슷한 것은 서로를 끌어당긴다는 격언을 생각해보면 저자도 꽤나 달변가이고 상담을 잘 할 것 같은데, 이것저것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위안이 된다. 

여행사 직원에서 딴지일보 기자, 다시 여행사 사장으로 변태한 그 성미. 자기가 하고 싶은 건 하고야 마는 성깔까지는 좋은 데, 그 성질을 지켜보는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왜 없을 까에서 좀 애석하다. 중년 남성도 위로해달라가 책의 주제지만 말이다. 아저씨가 불리게 된 중년 남자도 힘들겠지만, 그런 남자를 보는 아줌마들도 힘들다. 이제 나올 만큼 나온 중년남성의 심리 말고, 중년의 여성 심리책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