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심리학 - 남자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41가지 심리코드
우종민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친구와 직장생활의 고역을 이야기하던 중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우린 나아. 우린 여차하면 때려 치고 집안에 눌러앉으면 되지만, 남자들은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평생 일 해야 하잖아. 그런 거 보면 남자들을 불쌍해.”

맞다. 남자들은 불쌍하다. 부모님 유산 덕에 놀고먹어도 되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셔터맨과  처자식 등쳐먹는 놈은 이미 상식에 없다. 놀고먹어도 잘나갈 억대 상속남도 사업을 벌이고, 가족들에게 모진 남자라도 일은 한다. 일이란 단순 식량구입비가 아니다. 남자에게 일이란 사회의 구성원임을 인정받는 일이자 정복욕과 채워주는 도구다. 더 상위단계로 넘어가면 자아발견까지 한다고 하지만, 그 단계는 제쳐두자. 일터로 향해야만 하는 이시대의 여자에게도 일의 의미는 남자의 그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남자는 책임의 크기가 다르다.

   
  남자들이 ‘책임의 크기’에 눌려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가족부양이라는 절실한 이유도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자신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크게 자리하기 때문이다.(중략) 남자에게 책임은 성공의 다른 이름이며, 책임의 크기가 클수록 자존감도 함께 높아진다. 때론 ‘책임’에 매몰되어 ‘자신’이 망가지는 한 이 있더라도 그것을 정복하고 싶은 마음을 지울 수 없는 동물, 그것이 바로 남자인 것이다. (p. 81)  
   

그래서 불쌍한 거다. 자신이 망가지라도, 몸이 부셔지더라도 남자는 일을 사수한다. 성공에 큰 야망이 없는 보통의 여자들은 자신을 더 소중히 한다. 외모 꾸밈을 통해 자기만족적인  행복을 찾고, 때론 어린아이 같은 자기중심주의를 편다. 그 덕분에 남자는 여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남자에게 그런 것은 무척 낯설기 때문이다. 자아사랑을 외치는 것 보다 성공, 충성을 외치는 게 더 남자답긴 하다.

남자들은 평생 3겹의 감옥에서 산다. 치열한 경쟁, 감정표현의 억눌림, 자기 집중시간의 부재가 그 것 이다. 책은 이 감옥에서 즐겁게 사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1,2장에서는 강요된 남성성을 벗고 한 템포 쉬라고 한다. 체계화된 남자보다는 공감형으로 변하라고 주문하고, 남자에게 퇴직이 주는 충격을 예고해 준다. 3장은 남자의 인정욕구가 어떠하며 성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안전주의자에겐 발전된 미래가 없다고 질타하고, 지각하지 말기를 권한다.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 따위는 원래부터 없는 것이므로 괘념치 말라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절대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공자 왈도 끌어온다. 4장은 상사병과 상사와의 관계조율에 대해 말한다. 5장은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아들의 열린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6장은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취미를 가지라고 하고, 7장은 인생 뭐있냐며 마음 편히 먹고 살라고 한다.

남자 심리학이라고 하지만, 여자들이 읽어도 좋다. 특히 남자를 강하게 만들려면.

   
  남자들의 이러한 정복욕, 서열상의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하는 욕구의 기저에는 ‘자신의 소중한 가족, 조직, 국민’을 지켜줄 수 있는 우산으로 권력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인해 남자들은 가장 먼저, 자신의 남성성을 외부로부터 확인 받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무조건 “내가 지켜 줘야지”, “내가 아니면 할 수 없어”라며 스스로를 치켜세워가며 남성성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너라면 할 수 있어”, “넌 참 남자다워”라는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구나”라고 스스로를 인정하며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p.38)  
   

ps. <남자심리학>을 다 읽었다면, 다음으로 김병후의 <아버지를 위한 변명>을 추천한다. <남자심리학>은 젊은 남성과 직장인이 타깃인데 반해 <아버지를 위한 변명>은 중년남성, 퇴직이후의 아버지의 심리에 대해 잘 써놓았다. 두 권 다 남자들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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