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평점 :
안티 많기로 유명한 소설가 공지영. 그녀 이해하기 시작한 때는 <괜찮다, 다 괜찮다>를 읽은 후였다. 그 전엔 <봉순이 언니>가 내가 아는 전부였고, 각각 성이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이혼녀에 지나지 않았다. <괜찮다, 다 괜찮다>는 그녀의 개인적 아픔과 그것을 견디고 얻은 것을 괜찮게 엮은 인터뷰 집이었다. 이후 <즐거운 나의 집>을 찾아 읽고 위로의 문장들을 잔득 베껴놓았다. 처절한 1년 전에.
아직도 가끔 <즐거운 나의 집>에서 얻은 이 문구를 들춰 본다.
 |
|
|
|
“그래, 사는 것는 어렵지, 아주 어려운 일이야. 스님도 어려웠으니까 깨달음을 찾았겠지... 그런데 말이야. 위녕, 사는 게 어려운 일이다. 이걸 한 번 받아들이고 나면, 진심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나면, 사는 게 더 이상 어려워 지지 않아. 왜냐면 어려운 삶과 내가 하나가 되니까.” p. 226 |
|
|
|
 |
<즐거운 나의 집>에서 보여 준 작가의 캐릭터는 명랑한 캐릭터였다. 낮술하며 울기도 하지만, 결국엔 웃는 명랑한 소녀였다. 그녀가 깃털처럼 가벼운 이야기만 썼다며 에세이집을 냈다. 책은 깃털처럼 가볍고 부드럽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재미난 캐릭터의 친구들, 짧게 드러난 깊은 사유들이 인상남는다.
공지영씨의 다른 에세이집은 읽어본 적이 없어 어떤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 에세이집도 가벼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명랑한 게 어울리는 작가다. 그리고 이제는 맹랑하게 쫑알댈 수도 있을 거다. 그녀의 연륜과 인세, 그리고 자신을 인정하는 태도가 든든한 배경이 될 거다. 오해하는 대중과 에고이스트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새침하게 “난 늬 들을 이해 못하겠거든.”이라고 쏘아 붙이는 공지영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웃음이난다.
개인적으로 공지영 작품들이 내게 위로를 많이 줬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지만, ‘공지영=위로 작가’란 틀에 갇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작품 <아주 가벼운 깃털>에서도 조금씩 묻어난다. 가벼운 에세이에서 굳이 위로 점을 끄집어내는 내가, 아직 여물지 못한 지도 모르겠지만.
 |
|
|
|
“새싹과 낙엽에 손톱자국을 내본다면 누가 더 상처를 많이 받을 까. 아기의 볼을 꼬집어 보고 노인의 볼을 꼬집어보면 누구의 볼에 상처가 더 깊이 남을 까” 생명이라는 것은 언제나 더 나은 것을 위해 몸을 바꾸어야 하는 본질을 가졌기에 자신을 굳혀버리지 않고 불완전하게 놓아둔다. 이 틈으로 상처는 파고든다. (중략)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이 그 만큼 살아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 싫지만 하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상처를 딛고 그 것을 껴안고 또 넘어서면 분명 다른 세계가 있기는 하다. 누군가의 말대로 상처는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 정면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니까 말이다. p.171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