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생각을 읽는다 - 차이에서 독점까지! 작은 생각을 위대한 철학으로 바꾼 역발상의 힘!
이상건 지음 / 비아북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책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TV대신 책 보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없더니 모두 인터넷에 있었다. 읽어 보기 조차 빡빡한 리뷰를 빡빡하게 채워 넣은 카테고리를 보면 멋지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깊은 리뷰를 쓰는 새로운 인물을 발견하면, 이놈이 뭐하는 놈들인가 싶어 다른 카테고리 까지 뒤지게 된다. 다양한 직업의 다양한 연배의 사람들이 ‘취미는 독서’라는 고리에 속해, 서로 링크되어 있는 게 신기하고 좋다.

책 보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지 않아서인지, 인터넷상이 더 가까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고, 위로를 받는다. 책 읽는 게 무슨 고행 길은 아니다만,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을 땐 외롭다. 그 외로움을 즐기는 때도 있지만, 내가 감명 받은 구절에서 같이 흥분하고 내가 보지 못한 점을 다시 짚어보게 하는 그를 찾으면 좋다. 그런데 딱 한 가지 내 맘에 걸리는 구석이 있다. 그것은 서재 사진을 볼 때다. 보기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긴 한데 계속 눈이 간다. 리뷰를 읽을 때는 잘 모르다가, 시각적으로 확연히 표 나는 책장의 넓이를 보면 한 숨이 나온다. 책장보다 책장 속에 꽂힌 책이 더 중요하고, 권수보다는 사고의 깊이가 더 중요하다는 건 안다. 허나 외면의 아름다움와 내면의 아름다움을 비교하는 것처럼 쉽지 않다. 그리고 덧붙여 양적 발전 없이는 질적 발전이 없다.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한 쪽 벽을 책장으로 꽉꽉 채워야지”

이 정도는 책본 이의 표준적 로망이자, 소박한 바람일 테지만 주먹이 쥐어지고 한껏 물욕이 고취된다. 책장을 사려고 해도 돈이요, 원하는 책을 살 수 있게 하는 것도 돈이다. 책과 돈의 관계는 실상 가깝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책장 로망이 내게 위안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잠시 하기 싫은 일은 하는 것, 이게 소설을 읽고자 업무지침서를 읽는 내 마음이다. 독립생활 3년차에 접어드니, 성능 좋은 가전제품에 눈이 간다. 거기다 결혼을 앞둔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귀동냥하다 보니, 물욕이 더 생겼다. 그래서 읽었다. 저자 이상건의 글재주도 다시 볼 겸 하여.

CMA통장하나 없고 재테크 책은 사서 보관만 하던 경제개념 제로인 내가 부자 마인드만 알아서 뭐하겠나 싶었지만, 결론적으론 잘 읽었다. 그들의 돈에 대한 철학에 놀라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봤다.

“사람은 가난해지면 스스로 괴로울 뿐만 아니라 의리가 없어지고 인정이 메마른다. 또한 남에게 폐를 끼치고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되어 결국에는 주위로부터 신용을 읽는 지경이 되고 만다.” 혼다 교수가 지적하는 가난해지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결국 가난하면 품성이 떨어지면 품성이 떨어지면 더 가난해진다는 것이다. (중략) “돈을 버는 것. 그것은 오로지 금전상의 돈벌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으로나 교양 및 생활은 물론 더 나아가 사회봉사적인 측면에서도 가치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혼다 세이로쿠 中 p.164)

여러 명의 부자들을 소개하다 보니, 더 소개하고 싶어도 지면상 생략된 부분도 있다. 그래서 더 알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에 대해 찾아보는 건 개인 몫으로 돌아온다. 그건 저자도 인정하는 바다. 돈 벌고 싶으면 돈 공부하라는 말이 여기에도 포함된다.

세계 부호들의 짤막한 소개 모음집이지만, 감흥은 길게 갔다. 오랜만에 들르신 아버지는 내 책장을 둘러보더니 “돈은 곧 자유”라 하시며 이 책을 빼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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