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화법 - 튀지 않고도 주목받는
김일중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현란한 표지와 그에 대조되는 촌스런 제목 때문에 못 알아 볼 뻔했다. ‘쇼를 하라’는 세상이지만 그건 TV광고요, 일상적 대화는 토크쇼와 다르다고 생각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화법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서론은 방송가 이야기이고, 본론은 토크쇼 작가로 얻은 화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재미있고 쉽게 써놓았다. 결론은 말 잘 하는 게 아니라 뜻을 잘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허나 그걸 누가 모르나? 이러니 화법 책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달변가가 나오든 눌변가가 나오든 토크쇼는 균일한 품질로 매주 방송이 돼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참가자의 말솜씨와 상관없이 즐거운 대화를 주고받게 할 수 있을까? 말 이외의 요소들 중 대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무엇일까? MC가 같은 말을 해도 이왕이면 더 세련되게 들리도록 하는 표현 방법은 없을 까? 이런 문제들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토크쇼 작가의 업무였으며, 지금까지 내가 쌓아 온 이런 나의 노하우를 이 책을 통해 여러분께 전하고 싶다. (p.6~7)

내로라는 토크쇼 작가면서 막상 자신의 책은 잘 내놓지 못해 안타깝다. 책을 읽는 도중 몇 번은 무릎을 쳤고, 몇 번은 메모를 해야 했다. 이렇게 써먹으면 되겠다며 몇 번은 노다지도 외쳤다. 다 읽고 나니, 임기응변의 그녀가 오버 랩 됐다. 그녀의 평소 행동이 책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싸이 방문을 통한 개인정보 접근이라든지, 모임자리에서 이런 사람 꼭 있더라 하며 화제를 끄는 것이 겹쳤다. 그녀는 무의식 적으로 습득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 다 알고 있는 걸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걸까? 열등감에 위기감까지 더해졌다.

프로페셔널들의 대화는 하루 전날부터 시작된다.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의 사전 정보를 미리 파악해야 하는 건 예의를 넘어 의무다. (중략) “지난번 기사 봤습니다. 그 일 때문에 고생 좀 하셨겠던데요”나 “텔레비전 뉴스에서 뵀을 때보다 휠씬 더 젊어 보이세요!” 같은 립서비스로 말을 꺼낸다면 이런저런 대화의 뜸들이기가 단번에 생략될 수도 있는 것이다. (중략)최근엔 싸이월드 같은 개인 홈피도 꽤 유용하다. (중략) 대화 도중 “어제 싸이에서 봤는데 말예요. 홍대 앞 클럽을 자주 가시나봐요”같은 멍청한 질문은 하지 말자. 그건 마치, “제가 이제부터 똥피를 낼 테니 드시고, 꼭 스리 고 하세요”라며 고스톱 치는 것과 같다. 사전 준비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서 이뤄지는 작업이다. (p.251~253)

대화할 때 당신의 토크에 보이는 사람들의 리액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주된 리액션이 “진짜 진짜?”라면, 당신은 토커(Talker)가 아니라 인포머(informer)이거나 리포터이다. 이런 리액션만 오가는 대화는 토크가 아니라 브리핑이다. 모두가 좋아하는 토커가 누려야 할 가장 적합한 리액션은 “맞아 맞아!”다. (p.113)

내게 필요한 건 어떻게 개별포장하고, 맥을 집고, 듣는 이에 따라 변조를 하는 기술이었다. 이것저것 말은 많았지만, 대화라는 것이 서로에 대한 관심증가와 대화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 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난 언제 즐거운 토커가 되려나. 씨알도 먹히지 않는 세상에서 내말이 술술 먹히는 때를 기다리며 화법책을 들춰 봤다.

ps. 오늘 허일우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radio에 출현하였더군요.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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