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가방 속에서 <마미야 형제>가 나왔을 때를 기억한다. 놀랐었다. 동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마미야 형제의 일러스트를 보는 순간 느껴지는 긍휼심은 동생과 맞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불멸의 카사노바>가 어울렸다. 홍대 클럽을 논하던 아이가 “에쿠니 가오리는 남자심리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아”라는 말을 하리라곤 생각치도 못했다. 오늘 그 <마이야 형제>를 읽었다. 마미야 형제의 행적에 슬며시 웃기도 하고, 덤덤한 일상에 공감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일본소설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참 잘 살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형제의 일상은 단조로웠다. 야구 중계를 보고, 때마다 어머니를 찾아가고, 같이 비디오영화를 보고 산책하는 모범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이었다. 거기에 짝사랑이 끼어들고 소소한 감정이 얽히면서 형제들의 한 여름 밤의 꿈이 시작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혼마 자매가 돼 보기도 하고, 이혼에 분한 사오리, 내 남자의 그녀 미요코가 되기도 했다. 그녀들의 눈엔 마미야 형제가 어떤 모습일까를 떠올려보니 딱 이거다. 예절 바른 그냥 아는 사람. 마미야 형제의 엄마 쥰코는 놀랍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불리어지는 그 들은 섭섭할지 몰라도 섭한 티는 내지 않을 듯하다. 둘이서 직소퍼즐을 풀고 책의 날을 정해 책을 꺼내 읽는 일상 부럽다. 소소한 스트레스야 있겠지만, 세상과는 약간 거리를 둔 듯 형제는 그렇게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