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아이의 천재성을 살려 주는 엄마표 홈스쿨링 - 표현력 훈련 ㅣ 엄마표 홈스쿨링
진경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거, 육아 교육 책을 너무 많이 읽어버렸구나”
<엄마표 홈스쿨링>을 다 읽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다. 뒷머리를 긁적이며 망설이고 있다. 솔직한 평을 쓸까, 적당한 예의 평을 쓸까.
비전공자면서도 육아에 관심이 많아, 평소 다양한 대중교육서를 읽어왔다. 그 중 하나가 오래 전에 본 <리틀 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이다. 그 때는 진경혜씨가 꽤 근사해 보였다. 천재 아들과 홈 스쿨링을 하는 어미의 성정과 자존감을 설명하는 부분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허나 지금은 감명이 덜하다.
우연히 천재를 기른 것 아닐 거다. 천재성을 잘 살려 주는 나름의 철학이 있었을 텐데, 그게 기대보다 적다. 에세이가 아니었기에 기대를 말았어야 했을까. 시리즈로 나누어 지다보니 분류따라 흩어진 걸까.
교육학 개론을 기대 한 것은 아니지만, 이론 설명 없이 경험만으로 쓴 주먹구구식 글이란 느낌을 받는다. 솔직하게 말해서 물탄 느낌도 난다. 6권의 시리즈물의 1권을 봤을 뿐인데도, 합치면 2~3권으로 압축해도 될 것 같다. 진경혜씨가 미술학도 이긴 했지만, 체계적으로 교육학적 이론도 언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험까진 좋았는데 이론받침이 성실치 못하다. 그렇다고 딱딱하게 접근했다면 책이 팔릴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데, 다음 기획물에는 더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 제목 만큼의 책인지 묻고 싶다. 홈스쿨링을 택한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홈스쿨링의 훈련 책보다는 다른 교육서적 정도의 가볍게 참고 할 정도가 맞지 않나싶다. 이 책을 읽고 ‘아이의 천재성을 살려줄 수 있다’면 책을 읽은 그 이가 천재다.
책 편집은 잘 됐다. 챕터별로 분류해 놓은 것도, 큰 활자에 넓은 띄어쓰기도 읽기 편하다. 간간히 보이는 진경혜씨의 신념에도 흔들림은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을 정치인이나 토론을 잘해야 하는 어떤 특정 직업인으로 키우겠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하고, 자신의 권리를 당당헤게 찾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p. 181)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진경혜씨의 표현력 훈련 철학은 여기에 방점이 찍힌다.
‘대화의 적절한 한계선 정하기’, ‘인터뷰 게임으로 대화 이끌기’는 활용해 보고 싶다. 경청을 강조한 부분도 나름 좋았다. 어미 된 자는 맡은 일에 성심하고, 주어진 과제에 겸허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리뷰 한 편에 너무 요란 떨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다들 좋다고 하는데 애새끼 한번 낳아보질 못한 년이 뭐 대단한 충고를 하는 양 떠드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보는 사람도 쇼와 같은 천재를 낳을 확률은 극히 적다. 내가 천재 아들을 낳길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고군분투하는 송유근 엄마처럼 해줄 자신도 없다. 그래서 더 발끈한 지도 모르겠다. 부러움 반, 시기심 반. 벌써부터 애 낳기 겁먹은 처자의 넋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