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의 여자를 옹호함 -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꿈꾸는 30대 여성들에게 보내는 희망 멘토링
리아 맥코 외 지음, 김미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올해는 ‘여자의 서른’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 많았다. 첫 문을 연 것은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도시>였고, 오쿠다 히데오의 <걸>도 있었으며, 이홍의 <걸 프렌즈>가 있었다. 소설 속 그녀들은 하나같이 우왕좌왕 해주다가 딱 소설로써 마감되는 결말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현실은 소설이 아니다. 이젠 그걸 알 나이도 됐다.

며칠 전 크리스틴 B. 휄런의 <골드미스다이어리> (이하; 골드미스)를 다 읽었다. <골드미스>의 스완족과 <서른 살의 여자를 옹호함> (이하: 서른살)의 X세대는 정의가 조금 다르긴 하다. [스완족(SWANS: strong women achiever, No spouse)은 도시에 거주하는 능력있고 진취적인 전문직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고, X세대는 여성운동으로 성차별이 없는 세대에 태어난 여성들을 말한다.] 그래도 ‘여자의 서른‘에 대해 말하는 그들을 비교하면, <골드미스>은 조증에 가깝고 <서른 살>은 우울증에 가깝다.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정확하고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p.12)라고 한다. 그래서 그럴 까. <골드미스>에서는 명확하게 보이던 것이 서른 살의 여자를 옹호함에서는 불명확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리 2,30대 여성들은 우리 나이 때 직장을 다니던 어머니들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의 선배들 덕분에 유리 천장이 깨지긴 했지만, 그 밑으로 작고 날카로운 파편이 쏟아져내린 것이다.(p.76)

도대체 무슨 파편들이 쏟아져 내린 것일까. 서른 즈음에는 최고로 잘나가야 되고, 완벽한 몸매에 1등 신랑감을 꾀차고 있지 않으면 힘들단다.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배운 덕분에, 못가지면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 여긴단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으며 여자 일벌레만 늘었을 뿐이라고.

그 절감의 시기가 서른이고, 절망을 보는 것이 출산이다. 일과 개인적인 성취 후에 결혼과 출산의 단계를 밟는데, 오늘의 불쌍한 서른들은 개인적 성취에 치여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남자들처럼 성공하는 법만 배웠지, 이 성공을 여성의 언어로 풀어서 말하는 법을 아직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젠, 성구별이나 개인적 취향을 흔쾌히 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엔 남자들의 어깨도 토닥여 주는 너그러움을 보인다.

책에선 이것 외에도 문제제기를 하는 게 많다. 말로만 가사분담이지 떠맡기는 남자들, 능력 있는 여자를 원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일한다고 하면 엄마 찾는 찌질이들, 여자를 괴롭히는 악녀 등 할 말이 더 많다.

<골드미스>는 책 마지막에 이렇게 하자고 제시를 하는 반면에 <서른살>은 여러 여성들의 케이스를 보여주며 독자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도록 하고 있다. 내가 발견한 것은, 완벽함이란 최악의 경우 미신이고, 기껏해야 착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이제는 완벽이란 생각을 놓아버리고 삶의 진정한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춰야겠다. 인생에서 완벽한 게 어디 있나.

참, 이 문장 통쾌하지 아니한가. 내가 좀더 내 모습에 충실하게 살면, 기쁨과 모험이 가득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만약 남들이 내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진실한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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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utila 2007-07-29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후후 읽어봐야할 것들이 많군요. 조만간 서점 한번 나가주셔야겠습니다.

모과양 2007-07-3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nautila 님을 뵐 수 있는 건가요? ㅎㅎ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런 기대를 했더랬죠. (20대 주제에--;)"30대를 정의를 내려 볼수도 있을 거야" But.. 책을 읽고 더 어지러워져 버렸어요.

2007-08-19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과양 2007-08-2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이신 님. 알라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