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경제학 - 사랑과 돈에 관한 유쾌한 보고서
하노 벡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는게 맞나보다. 영화<화려한 휴가>시사회에 갔을 때 였다. 내가 발견한 것은 광주사태의 참혹이 아니라 광주보훈병원  ER(emergency room: 응급실의 약어)의 참혹이었다. 아무리 응급이라고 해도 피 묻은 손으로 환자를 보는 건, 딱 영화에서뿐이다. 그래, 영화니까 그럴 수 도 있다 이거야. (실제라면, 그 환자들 출혈보다는 패혈증으로 사망하지 않았을 까 싶다.--;)그런데 응급실 간호사로 나오는 이요원이 suture(피부 꿰매기)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의사 일을 간호사가 하는 것? 양보하여 이요원이 <외과의 봉달희>출신이라고 하자. 그렇지만 맨 손으로 하는 건 Oh~ No!

덧붙여> 우리 병원에서도 영화 촬영을 한 적이 있다. Transfusion장면을 찍기위해 수액에 물감을 섞는 걸 직접 봤었다. 그래서 아는 척 좀 해줬다. pack cell인 척하는 D/W을. 여기서 영화이야기는 그만하겠다. 간호사의 눈으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말하려고 한 것인데, 틀린 그림찾기로 되려 재미만 빼앗은 것 같다. 어쨌든 좋은 영화였다. 난 울면서 봤다.

간호사로써 겪고, 듣고, 보는 재미난 일들은 참 많다. 그 경험들을 재미있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재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난 그게 없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그래서 자기 분야에 도통하면서, 남들에게도 쉽게 설명해주는 그 들이 좋다. <아름다운 동행>의 박경철, <과학콘서트>의 정재승, <괴짜 경제학>의 스티븐 레빗 같은 분들 말이다. 오늘 하노 벡도 추가한다.

하노 벡은 결혼을 일종의 계약이라고 한다.

1장에서 언급한 전문적인 분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친밀감과 따뜻함을 생산해내는 일과 자녀를 양육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안들은 꽤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다. (중략) 결혼은 특수한 종류의 투자를 감행하는 데 따른 부담감을 완화시켜준다 (p.168~p.171)

그리고 확률과 통계를 가지고, 결혼할 사람을 구하는 법을 말하고, 이혼 법 이야기 한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니, 구역질 난다는 식으로 쓴 사람들도 있던데 난 전혀. 오히려 하노 벡의 경제학적 시선이 재미있기만 했다.

책의 첫 페이지에 이런 글을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릴 때(?)는 조건을 보고 상대를 고르는 친구들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속물이라며 조금은 경멸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들은 나보다 휠씬 더 똑똑했다. 어차피 속세에 사는 거 속물로서 제대로 사는 게 똑똑한 길임을 그들은 진작에 알았던 거다. 평생을 함께할 사람인데, 좀더 신중하게 재고 따지는게 뭐가 나쁜가.(p.4)

또는 내가 경제학적인 사고를 거부감 없이 잘 수용하게 되었다는 말일 수도 있겠다. 생각해 보니, <괴짜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돈 버는 심리 돈 새는 심리>, <인생은 경제학이다:솔직히 짜집기 수준이라 비추>를 천천히 읽어둔 것이 도움이 된 것같다.

이 책을 연애에 응용하려고 읽을 생각이라면 다른 책을 추천한다. 하지만 유머를 배울 생각이라면 읽어도 좋을 듯하다. 정훈이 삽화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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