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와 부비부비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 유쾌한 발견
성석제 지음 / 하늘연못 / 2007년 6월

누군가 내게, “그 동안 만난 작가 중 제일의 작가가 누구냐” 묻는다면 주저 없이 “채만식”을 외치겠다. 그의 <탁류>는 최고의 고전이며, 소설의 허풍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어린 나이에 크게 감복한 나머지, 작품속의 허풍, 거짓, 언중유골, 촌철살인, 냉소, 경박 등을 주위사람들에게도 응용, 활용, 적용, 구사해주었다. 그래서 친구 많이 잃었다. 소설은 딱 소설로써 끝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그 들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아쉽냐고? 천만에. 난 위대한 친구 성석제를 얻었다. 성석제의 소설 중 제일 먼저 읽는 소설이 <황만근은 말했다>였는데, 아직도 황만근의 “찝원”하는 말을 잊을 수 없다. 성석제의 주옥같은 소“썰”들도 잊을 수 없다. 그의 썰은 결코 작지 않다. 그의 썰 발은 우리 문학계도 인정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와 나는 너무나 잘 맞는다. 마치 콘센트와 콘센트 플러그처럼.

그의 썰 발을 오늘도 충전했다. 오늘은 “소설이 아니다”고 외치는 이야기 박물지를 통해서 말이다. 소설가는 소설을 씀으로써 독자에게 다가가고 대화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보석 같은 순간, 섬광처럼 터지는 웃음과 함께 알게 되는 일상의 비의를 소설에 다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p.7)

박장대소 구절은 참으로 많다. 책의 두께 만큼 두껍다. 하지만 고어에도 한 조예 하시는지, 옛 말을 가지고 쓰는 유머도 있는데 조금 무겁다. 거기다 식도락이신지 음식에 대한 글도 있는데 다이어트 하는 이에게는 좋지 않다.

ps. 말로는 다이어트를 외치고 있지만, 생각보다 실천이 안 된다. 7월에 직원 전체 건강검진이 있다는 공지가 떴다. 처음 입사원서 냈을 때, 몸무게를 속였었다. 공문서 날조, 이젠 빼도 박도 못하겠다.

ps2. 그의 글에 허리 바싹 밀착 시키며 온몸을 흔든다. 언어의 유희를 스테이지 삼아 부비부비를 시도한다. 참고로 열량 소모는 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