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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자 스타벅스 주식을 사는 여자 - 당당한 경제독립을 꿈꾸는 20대 여자들의 재테크
김희정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워낙 커피를 좋아도 하지만 스타벅스란 브랜드, 공간 자체를 좋아했었다. 조용한 매장에선 우아하게 책 읽는 언니들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시끌벅적한 매장에선 술 없이도 떠들 수 있는 수다스러움이 좋았다. 그래서 스타벅스의 커피원가를 알면서도 기꺼이 매장으로 전진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스타벅스'하면 떠오르는 것이‘지갑 속을 알리지 말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서가 아니고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서다.
때는 2006년 겨울. 영화를 보기위해 기다리던 중 남친의 제안으로 스타벅스에 들어가게 됐다. 평소, 내가 매장으로 끌고 갔기에 먼저 제안해 준 것이 내심 기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영화예매 네가 했으니까...”하던 남자친구가 주문대선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너. 이번에 커피카드 만들었다고 하지 않았어?”
왜 먼저 스타벅스로 향했는지, 이 질문으로 모든 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내 지갑 속을 네가 어떻게 아는데? 그리고 지금 그 질문은 무슨 의미?’
스타벅스를 비롯한 Take out 커피전문점에 15%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나의 하나커피 신용카드. 지갑 속을 알려준 것은 나였다. 이틀 전 전화통화로 새 커피카드로 결제하려니까 마그네틱이 안 읽혀서 무용지물이었다는 말을 한 것이다. 그날 별 다방에서 제일 쓴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지금, 커피맥스를 들이키며 스타벅스 커피값과 자기 지갑을 확인하라는 책을 읽는 중이다.
경제적으로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돈 때문에 원치 않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p.25)
20대 여자들을 위한 재테크 정보 책이라고 카피 돼있지만, 재테크정보 보다 사회생활의 어려움이나, 여성 경제독립을 가볍게 되살펴본 게 더 좋았다.
누군가의 애인, 아내, 엄마여야만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것일까? 싱글은 커플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시간이 많다. 관심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기 전에 원하는 것을 찾아 집중하고 음미 할 수 있는 것도 일종의 특권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불완전하다면 그 것은 존재론적으로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이지, 지금이 순간 싱글이기 때문은 아니라는 점이다. (p.85)
미모나 몸매 등 외형적 조건에서 여성에게 바라는 기대치는 냉엄할 정도로 까다로운데 반해 경제적으로 유독 너그러운 잣대를 적용하는 이유가 뭘까. (중략) 돈이 권력이나 야망, 지성을 해결해주는 종이 쪼가리일 뿐이라면 돈 때문에 그 토록 자존심 상해하고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돈은 능력과 자존심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p.40)
연봉은 금액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책정된 숫자가 곧 당신의 능력과 노력을 대변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큰 차이가 나지 않아도 1년, 2년 후에는 그 폭이 점점 더 크게 벌어진다.(p. 132)
그리스인들은 망자의 입에도 동전을 물려서 보냈다고 한다. 삶을 마감하고 저승의 하데스(hades)궁전에 가는 데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곳에 가려면 몇 개의 강을 건너야 하는데 첫 번째 강을 건너려면 늙은 뱃사공 카론(charon)에게 동전 한 닢을 줘야한다. (p.25)
그 동안 사다 놓기 만한 책을 지금 읽어야겠다. 아직도 <시골의사>는 반부자이고, 베스트셀러였던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는 30대 재테크가 나오고 있는데 끝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를 학생 때 다 읽은 기억이 난다. 읽던 당시에는 와 닿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 책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지 싶다.
그깟 커피 한 잔 ‘마셔줄’수도 있다. 커피 한잔으로 기분이 상쾌해진다면야 손해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20대 여성의 재테크에 가장 큰 적은 그깟 커피 한 잔이 아니라 계획 없는 소비라는 것이다. (p.255)
커피마시기 전에 지갑 속을 알자. 그래도 알리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