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붉은 빛깔의 토마토를 두 알씩 먹고 있다. 두 개 아닌 두 알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토마토의 탄탄함이 무척 건강해 보인다. 토마토가 가득한 상자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왜 좋아지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아마도 토마토를 사랑하는 것 같다. 이러다 모든 것들과 사랑에 빠지는 건 아닐까. 뭐, 그래도 괜찮지 않을 이유는 없다. 보기만 해도 탐스럽지 않은가. 생명력 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결국엔 내가 다 먹어버릴지 모르는 토마토.

사랑한다는 건 좋은 거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차지하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중요하다. 내가 사랑하는 건 내가 인정하는 것이고 내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하다는 것이니까. 그래서 무얼 사랑하느냐고? 지금은 이런 소설을 사랑한다. 아니, 사랑할 것이다. 그러니까 6월의 소설이 되겠다.
최은미의 단편집 『눈으로 만든 사람』과 윌리엄 트레버의 『펠리시아의 여정』 두 권이다. 최은미의 단편은 올 초부터 기다렸다. 이 단편집에는 이미 읽은 단편과 읽지 않은 단편으로 아마도 다시 읽는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최은미 소설이 변화하는 어느 시점을 느낄 것 같다고 할까.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은 아직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의 소설을 애정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애정 하는 중이라고 해야 할까. 리스트에 있으니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매일 먹는 토마토처럼 6월에는 소설을 더 많이 읽고 싶다. 조금씩 천천히 더 많은 소설을 향해 나가고 싶다. 정작 지금 읽고 있는 소설은 4월의 소설이라 할 수 있는 마쓰이에 마사시의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다. 두 달이나 늦은 독서다. 하지만 괜찮다. 늦더라도 읽고 있으니까.
늦더라도 뭔가를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특히 그러하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더 의미가 있으니까. 그러다 의미가 있어야 하나, 그런 회의감도 생긴다. 의미가 없더라도 괜찮다.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괜찮다. 여기 내가 있다는 게 지금은 제일 소중하다.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