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 덕치에서 법치로 e시대의 절대사상 13
윤찬원 지음 / 살림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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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에서 나오는 [e 시대의 절대 사상] 시리즈는 대부분 볼 만한 요약들이다. 우선 책 구성이 요약판을 찾는 사람들 구미에 딱 맞다. 직접 전공자의 권위 있고 쉬운 해설에다, 원문 발췌가 붙어 있으니 말이다. 

한비자의 핵심 개념인 法, 術, 勢 개념을 원문을 통해 쉽게 해설한다. 중국 문헌일 경우, 한자 번역이 번역자들 마다 제각각인데, 윤찬원 선생은 가독력 있는 번역 방식을 택한 것 같다. 독자층을 배려한 것이다. 이와 비교해서 한길사판 [한비자]는 원문에 충실하지만, 가독력이 좀 떨어진다. 현암사판도 마찬가지. 

한비자의 비극적인 생과 그의 사상이 진시황에 의해 통일제국의 통치사상적 근간이 되는 과정을 상상해 보면 매우 드라마틱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비자의 현실주의와 유가, 묵가의 복고주의를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노자와의 관련성. 한비자가 道를 정치사상적 맥락에 위치시킨 것은 매우 당연해 보인다. 노자는 내가 보기에 정치사상가이지 형이상학자가 아니다. 이에 관한 리쩌허우의 말[중국고대사상사]), 또는 진고응의 매우 온당하고도 급진적인 말들([노장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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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 철학 입문 - 탈레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까지
W.K.C.거스리 지음,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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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들고 다니면서 몇 번을 본다. 지금껏 얼추 세 번은 본 듯하다.

고대 철학 전공자들이 아니더라도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Guthrie의 매우 치밀한 요약과 박종현 선생의 쉬운 번역. 이 책을 보고 나서, Guthrie의 방대한 고대 철학 연구서를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History of Greek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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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평전 - 유가의 1인자 미다스 휴먼북스 2
천웨이핑 지음, 신창호 옮김 / 미다스북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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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생과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교육적 가치가 높은 책. 말년에 이르기까지 줄기차게 계속된 공자의 정치적 욕망을 살펴 보는 것도 재미있다.

修己로부터 治人까지. 그러나,  從周란 곧 회귀의 심성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역사를 거스르는 것이다. 어째서 공자는 (또는 법가를 제외한 선진 사상가들 전체는) 이런 '돌아감'의 운동만을 한 것인가? 이것을 그저 중국 철학의 전통적 경향이라고 치부해도 좋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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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그림자 - 니체와 라캉 슬로베니아 학파 총서 6
알렌카 주판치치 지음, 조창호 옮김 / 비(도서출판b)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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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림자가 사라지는 시간, 또는 실체와 그림자, 그 모서리. 니체의 철학은 거기에 놓여 있다는 것. 또는 니체의 광기와 그의 철학이 조우하는 지점이 거기라는 것. 그러나, 이 분석이 '은유'나 문학적 비평 이상이 될 수 있을까? 좀 더 살펴 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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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평전 미다스 휴먼북스 8
양구오롱 지음, 이영섭 옮김 / 미다스북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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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자보다 묵자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텍스트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다. 맹자의 생애를 그 사상과 함께 넉넉히 담아 내고 있다. 게다가 맹자 사상의 거친 이상주의를 무람없이 비판하기도 하니, '평전'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맹자의 인과 의는 공자의 인과 '추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위나라 혜왕(양혜왕 편)에게 아뢰는 맹자의 당당한 변설에는 이상한 비틀림 같은 것이 있다. 봉황이 뱁새를 보는 듯한 그런 비틀린 시선 말이다. 이건 유학 전체의 시니컬일까? 아니면 그들의 허황된 우월감일까? 초나라의 공격을 막기 위해 불원천리 달려간 묵자나 자신의 사상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한비자에 비한다면 맹자의 행보는 너무 굼뜨고, 너무 중구난방이다. 핵심은 현실에 있는데 말이다.


전국시대, 철기가 맹위를 떨치던 그때, 봉건 종법제도가 무너지고, 제후국들의 합종연횡이 성행하던 그때, 맹자는 '공자로 돌아가자'고 외친 것이다. 역사적 반동이라는 레떼르는 그저 붙이는 게 아닐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세력은 반동의 시기'만'을 살다가 다음 세대의 반동으로 그 세력이 넘어 가지만 사상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도 확실하다. 공맹은 그때도, 현재도 그 세력의 다이제스트일 테니 말이다.


끝으로, 이 책의 부제는 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혼돈의 시대에 이상사회를 추구'한 게 아니라, '이상'을 추구했다고 해야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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