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평전 미다스 휴먼북스 8
양구오롱 지음, 이영섭 옮김 / 미다스북스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맹자보다 묵자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텍스트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다. 맹자의 생애를 그 사상과 함께 넉넉히 담아 내고 있다. 게다가 맹자 사상의 거친 이상주의를 무람없이 비판하기도 하니, '평전'이라는 이름에 값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맹자의 인과 의는 공자의 인과 '추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위나라 혜왕(양혜왕 편)에게 아뢰는 맹자의 당당한 변설에는 이상한 비틀림 같은 것이 있다. 봉황이 뱁새를 보는 듯한 그런 비틀린 시선 말이다. 이건 유학 전체의 시니컬일까? 아니면 그들의 허황된 우월감일까? 초나라의 공격을 막기 위해 불원천리 달려간 묵자나 자신의 사상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한비자에 비한다면 맹자의 행보는 너무 굼뜨고, 너무 중구난방이다. 핵심은 현실에 있는데 말이다.


전국시대, 철기가 맹위를 떨치던 그때, 봉건 종법제도가 무너지고, 제후국들의 합종연횡이 성행하던 그때, 맹자는 '공자로 돌아가자'고 외친 것이다. 역사적 반동이라는 레떼르는 그저 붙이는 게 아닐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세력은 반동의 시기'만'을 살다가 다음 세대의 반동으로 그 세력이 넘어 가지만 사상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도 확실하다. 공맹은 그때도, 현재도 그 세력의 다이제스트일 테니 말이다.


끝으로, 이 책의 부제는 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혼돈의 시대에 이상사회를 추구'한 게 아니라, '이상'을 추구했다고 해야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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