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찰스 - 프랑스 명작 동화
세귀르 백작부인 지음, 오라스 까스뗄리 그림, 원용옥.서지영 옮김 / 아이들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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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양창곡은 열여섯에 강남홍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그 나이에 나라를 구하느라 온 힘을 쓰고 있을 때...유럽의 귀여운 악동 찰스는 자신을 키워주는 다소 욕심으로 가득 찬 아주머니를 골탕 먹일 생각에 온 힘을 썼다. 동양에선 이미 어른이 되고도 남을 나이인 십대 중반에 유럽에선 악동이란 이름으로 어린아이 취급을 받으며 자랐던 것. 더구나 찰스가 하는 행동들은 정말 영락없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행동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옛이야기들을 보면 못된 계모를 만나 온갖 구박과 설움을 당하지만 오로지 '선함'과 '착함'으로 ''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악동 찰스는 그렇지 않다. 못되고 욕심많은 아주머니가 나에게 매를 대고 혼을 내면 난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아주머니가 먼저 자기를 괴롭혔으니까...그러고 보면 우리나라하곤 참 다른 정서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이렇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고아가 된 찰스는 가장 가까운 친척인 맥미쉬 부인에게 의탁해서 살게 되지만 이 아주머니 욕심이 장난 아니다. 금고 속에 가득 넣어 둔 자기의 금화도 있으면서 찰스에게 남겨 진 유산 5만 프랑을 꿀꺽하려 한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찰스가 그 아주머니를 골탕 먹이고 그 돈을 되찾아 착한 자매인 매리앤과 줄리엣과 같이 살게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야기의 주된 내용이 찰스의 복수는 아니다. 아주머니에게 복수하는 악동 찰스를 늘 다독거려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천사가 있다. 줄리엣이다. 눈이 안 보이는 착한 줄리엣은 무조건 찰스편을 들진 않는다. 아주머니가 찰스한테 하는 행동엔 찰스의 잘못도 있다고 이야기도 해주고, 그럴수록 더 조심해야한다고 충고도 해 주지만 악동 찰스에겐 소 귀에 경읽기다.어쩌면 찰스가 악동짓을 하면서도 나쁜 짓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착한 줄리엣덕분일지도...
 
이 책에서 줄리엣은 눈이 안 보이지만 착한 심성으로 동네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찰스를 이해와 따뜻한 관심으로 대하여 맥미쉬 부인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듬뿍 준다. 그 결과 찰스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나쁜 심성을 몰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역시 키우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떠한가에 따라 자라나는 것 같다. 아무리 부모 밑에 자라난다 한들. 그 부모의 태도가 옳지 않으면 그 모습 그대로 배우는 것이 아이들인 것이다. 또 고아로 자라 힘들고 어렵게 자라더라도 서로 우애를 가지고 도우며 사랑으로 살아간다면 그 아인 훌륭한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악동 찰스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훈을 주는 책이지만 어쩌면 어른들이 읽고 배워야할 책인 것 같다. 아이의 잘못을 무조건 혼내기보다는 그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이끌어 주는 것은 어른들 몫이니 말이다. 그러니 아이들보다 먼저 어른들이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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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2007-03-05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동화책은 어른들이 먼저 읽고 깨우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나저나 '찰스~' 이름부터 악동기가...

readersu 2007-03-05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스 시절의 우리나라하곤 정서가 다르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도 찰스같지 않나 싶어요.^^

2007-03-06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readersu 2007-03-0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문학 속의 서울 - 한국문학이 스케치한 서울로의 산책 서울문화예술총서 2
김재관.장두식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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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둥지를 틀고 서울 시민은 아니어도 생활인이 되었을 때 내가 제일 좋아하던 일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거였다. 생각하면 참 우습지만 정말 그랬다.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서 자란 내가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나가면서 버스를 기다릴 일도 혹은 친구를 기다리며 책을 읽을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서울와서 내가 제일 처음으로 한 일이 책을 들고 지하철을 타는 일이었다. 그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낄만큼 지방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늘 풍족하고 멋있었다. 문화적 혜택이라든가, 세련됨이 서울로 진출(?)하지 못하던 나에겐 동경의 대상이 되고도 남음이었다.
 
지금이야 정보통신의 발달로 서울에 있든 제주도에 있든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서울이 주는 문화적 혜택은 아직까지도 서울 중심이다. 주택이 부족하고, 교통이 혼잡하여 사람 살 곳이 못 된다고 할지라도 거대한 쇼핑몰과 볼거리, 먹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서울, 이 책 <문학 속의 서울>은 그런 '화려하고 물질적인 배경 이면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모순과 사회 문제'를 통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서울 시민들의 모습을 문학 속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책은 1960년 이후의 '문학 속의 서울'을 그리고 있다. 한국 전쟁 이후 산업화 과정에 동참하며 돈을 벌기 위해 이주해온 농민들, 그들에 의해 70년대 서울의 영역 확대와 서울 변두리가 서울의 부심으로 새로이 공간 배치되면서 그 속에서 나타나는 서울 시민들의 다양한 삶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삶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힘들며 우울하다. 일손 많은 농촌을 버리고 서울 시민이 되기 위해 산업화에 동참한 많은 이농민들은 고향에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서울로 왔지만 서울살이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너무나 괴로운 나날이었다.
 
무허가이지만 겨우 터전을 마련한 가난한 시민들은 과도한 개발병에 의해  강북에서 여의도로 다시 영동으로 잠실로 상계동으로 끝없이 옮겨다녔다. 정부는 더 이상 개발할 곳이 없어지면 다시 도심의 빈민촌을 향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저질렀는데 그런 일을 벌인 자들은 다름아닌 재벌과 있는 자들이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하고 없는 자들의 몫이었다(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그렇게 해서 발전한 곳이 지금의 서울이다. 또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나 궁핍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로 오지만 식모에서 버스 차장으로 다시 창녀로 전락한 영자(영자의 전성 시대), 이 땅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먹고 살기 위해 마지막으로 택하는 타국행에 오르는 사람들(이별의 김포공항). 이 모든 상황들이 7,80년대 우리의 경제부흥기라 일컬어지는 그 시대 서울 시민들의 삶이었다.
 
또 택시기사에게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올 거예요'라는 한마디 때문에 간첩 혐의를 받은 여인(신발), 군사 정권 시절 가난해서 도시락조차 싸오지 못하던 순옥이 생일이라 빌린 쌀로 쌀밥을 싸온 도시락을 문제 삼아 순옥의 딱한 사정은 참작하지 않고 오로지 교칙만 내세우며 학생을 처벌한 이야기(영하 4도)들은 문학 속에 나타난 괴로운 서울의 모습이다.
 
그 외에도 신동엽의 '종로 오가'에서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까지 서울의 자화상은 한마디로 칙칙하고 우울하다. 책을 읽으면서 내도록 과거로의 여행이 즐겁지 않았다. 그런 힘든 시대가 있었고 그런 시대에서 살아온 서울 시민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서울이 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왜 이런 모습을 담은 서울만 담았을까 싶어 아쉽기도 했다. 설마, 그런 문학이 없는 걸까? - -;
 
과거 서울에서 삶의 모습은 칙칙하고 우울한 과거였지만 요즘 한국 문학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활기차다. 몇 년 전과 다르게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다. 어쩌면 그런 모습이 또다른 서울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문학 속의 서울에서 보여준 사람들의 삶은 현재의 우리가 디디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것이 미래의 서울에 대한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 한다. 앞으로 그려질 문학 속의 서울 모습이 어떠할지 모르겠으나 더이상 우울하거나 칙칙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게 경제적 발전과 풍요로움 때문일 수 도 있으나 아픔만큼 성숙해진 시대이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서울로 온 지(지금은 서울 변두리로 흘러 들어왔지만) 꽤 시간이 흘렀지만 난 여전히 지하철에서의 독서를 좋아한다. 서울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연방 나의 목을 죄어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서울이 주는 풍요로움 때문에 쉽게 떠나지를 못한다. 서울 중독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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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0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벌써 읽으셨군요..;;

readersu 2007-03-0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서울과 관련된 한국 문학이야기라 얼른 읽었답니다.^^;
이 책 안에 나오는 많은 소설들 중에 안 읽은 책이 어찌나 많은지..
숙제가 한가득이랍니다.^^

산도 2007-03-05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재밌겠다! 이런 느낌이 '지름신'이 왔다고 하는 건가...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네요. 완전 사랑스러운 테마네요! ㅡ.ㅜ
* 이데올로기로 충만하던 90년대 이전의 문학은 현실 참여로의 확장이 문학 본연의 의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으므로, 작가들이 지금보다 훨씬 비판적이었죠. 그만큼 모순이 많던 시절이기도 했고. 지금은 몇몇 생태주의와 문명비판에서만 문제의식을 찾아볼 수 있지만...

readersu 2007-03-05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좀 우울해요..이데올로기,비판,가난,등등..
문학을 좋아하시면 아마 좋아하실 책이랍니다.^^
지름신..반갑게 맞이하세요.^^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 되풀이되는 연구 부정과 '자기검증'이라는 환상
니콜라스 웨이드.윌리엄 브로드 지음, 김동광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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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의 원작을 표절, 번역한 책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아침에 이 책을 다 읽고 저녁에 리뷰를 쓰야지 하고 있었는데 타 출판사에서 과학계의 논문 표절 기만행위를 비판한 책을 내면서 그것도 논문 표절로 유명한 엘리아스 알사브티의 내용 부분을 표절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더구나 그 책은 신학기 대학교재로 채택이 되어 팔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저명한 교수님들은 책을 번역, 인용하시면서 원작의 출처조차 확인하지 않으시고 버젓이  저자로 이름까지 내거셨다니 그 책을 교재로 공부를 할 대학생들은 과연 무얼 배울 것인가? 걱정이다.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은 1982년에 나온 원작을 10년 전에 번역 출간했다가 올해 다시 재출간한 것이다. 아마도 작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황우석 사태 이후 과학의 기만 행위를 비판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에는 많은 과학자들이 그들의 명예와 출세를 위하여 논문을 표절하고(엘리아스 알사브티), 데이터를 조작하며(뉴턴), 유전자를 조작하여 후세의 원예학자들이 '지구상의 완두콩(Pease on earth)'이라는 재미난 논평을 전문 저널에 실리게 하기도 했다(멘델). 또 자기 기만에 빠져 사기를 치고(르네 블롱로 등), 제자의 연구가 지도교수의 이름으로 발표되면서 과학 엘리트층의 권력 구조를 보여주기도 한다(앤터니 휴이시 등).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논문 표절이었다. 특히 자신의 출세를 위해 다른 과학자들의 논문을 표절하거나 훔쳐서 사람들이 많이 읽지 않는 잡지만 골라 자신의 논문인 양 발표를 한 엘리아스 알사브티는 훔친 논문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는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여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는 경우라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 당시로선 알아낼 방법도 쉽지 않았으며 훔친 논문이라는 것이 탄로가 나서 해임을 당해도 그 뿐이었다. 그러니 알사브티 같은 사람이 똑같은 방법으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과학자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거다.
 
그러한 과학적 기만 행위를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동료 평가 제도peer review'나 '심사위원 제도tlarefereesystem' '재연replication'과 같은 자기 규찰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기만 행위는 이 방법들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 정도쯤은 과학자가 조금만 조심하면 아무일 없이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사브티 같은 사이비 과학자가 존재하기도 하는 거다. 
 
역사 속의 많은 과학자들은 과학을 취미로 시작했다. 갈릴레오나 다윈, 멘델 같은 과학자들은 과학적 추론 이외에는 경제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연구만 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20세기의 과학 발전은 취미가 아니라 전문직이다. 그로 인해 실험 도구를 구입하고 기술자를 고용하는 모든 것들은 재정과 관련이 있었고 연구비가 없으면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 그런 과정에서 장기적인 연구보다는 단기적인 성공을 하여 연구비라도 충당하려면 데이터를 조작해야 하고, 표절도 해야하며, 우리가 기만 행위라고 일컫는 일을 해야 좀더 편안하게 연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발전에 힘쓸 수 있는 거다.
 
작년에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던 황우석 사건. 솔직히 난 그 사건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잘했니 못했니 나라가 흔들흔들할 정도로 말이 많았어도 관심이 없었다. 내가 아무리 관심을 가지고 갑이니 을이니 해봐야 진실은 황우석 본인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말했듯이 과학자가 자기 기만에 빠져 데이터를 조작하고 부정을 숨기며 거짓에 거짓을 반복한다면 평범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넘어갈 수밖에는 없다. 따진다고 해봐야 뭘 더 알 수 있겠는가. 엘리트주의가 난무하고 표절인 것을 알면서도 대학의 체면 때문에 숨기기에 급급하다. 그러니 죽어라 고생하면서도 기라성 같은 선배 과학자들 이름 옆에 겨우 들러리처럼 자신의 이름이나 적을 수 있는 젊은 과학자들은 아무런 지적 보상도 받지 못하는 연구를 강요 당하게 되면 자시도 모르게 편법과 데이터 조작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거다. 오로지 결과를 위해서 말이다.
 
그런만큼 이러한 과학의 기만 행위는 과학자들 스스로 '누구'를 위해 연구하고 또 무엇'을 위해 연구하는 것인가를 제대로 깨닫고 그 행위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거다. 또 동료 과학자가 논문을 발표하면 최소한 심사와 재연을 하여 어떠한 부정이 밝혀졌을 때, 숨기지만 말고 공개하여 일차적인 반응이 부정한 과학자가 아니라 공개한 사람들이 비난받더라도 그 동료 과학자가 잘못을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과학자라고 불리며 존경받고 있는 그들을 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결국 모든 방법이 실패하였다면 '과학의 궁극적인 수문장은 동료 평가나 심사 제도, 재연 같은 보편주의가 아니라 모든 쓸모없는 과학을 걷어차 낼 보이지 않는 장화boot와 시간이야말로 과학을 지키는 진정한 수문장' 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 메커니즘이 발동하려면 십 년, 백 년, 천 년이상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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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2007-03-04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는데요, 책도 리뷰도.
readersu님 이렇게 열 올리는 거 처음 봄;; 무서워욧~

readersu 2007-03-04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주드님..제가 넘 딱딱하게 적었나요?ㅋ
이런 류의 책은 처음인데..아주 흥미로웠어요..알아보니 비슷한 류의책이 참 많더라고요. 다른 책들은 읽어보지 않았으니 이 책하고 비교를 못하겠지만 이런 류의 책이라면 읽기 어려워도 아주 재미있게 읽겠어요.^^; 저, 안 무서운 사람이에요.^^*

산도 2007-03-05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중을 기만하는 전문가의 일상적 배반행위를 다룬 책 중에 '질병 판매학(알마)'이라는 책도 있어요. 병에 걸렸다고, 또는 걸릴 위험이 크다고 느끼게 만드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마케팅인데요. 읽어보면 섬뜩하죠.
또 '느린 희망(그린비)'에 보면 자동차의 힘을 나타내는 단위인 '마력'에 대한 기묘한 속임수도 공개하고 있답니다. 어쩌면 기업활동을 위한 '마케팅'이 많은 사람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생각에 섬뜩해지면서 착잡해지기도 합니다. 제 직업이 마케터거든요.

readersu 2007-03-05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권다 들어보기만 하고 읽을 기회가 없었네요..
느린 희망은 읽어보고 싶었는데...마케터!! 그러시구나.
전 책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인가 했어요.^^

산도 2007-03-06 0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마케팅이라는 직종도 있지요;;

readersu 2007-03-0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보니 제가 아는 친구 중에도 출판마케팅을 하는 친구가 있군요.^^;;
그럼 주드님도? 아하~
 

난 스물 아홉을 넘기면서부터 늘 스물 아홉에 머물러 있다.
매년 생일때마다 케익의 초는 항상 스물 아홉개. 친구들도 이젠 포기했다나...
그래서였을까? 친구가 이 책을 선물로 줬다.
받고보니 이제 스무 살이 되는 여자들이 읽어야할 책이다.
살짝 난감했지만 읽어줬다.
(선물한 친구는 부제를 보지못하고 '여자에게'라는 제목만 보았던 것 같음.
사실, 난 가벼운 책보다는 무척 무거운 소설을 좋아하는데..ㅋ)

스무 살이 언제 지났는지도 이젠 까마득한 나로서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있고,
나보다 어린 분들의 말씀도 있어서
공감이 가기도 하고 조금 웃기기도 하고...
그래서 리뷰는 포기하고 그저 걸적이기만 하기로 했다.

스무 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작가 김연수는 스무 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지.
'스무 살이 지나가고 나면, 스무한 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라고...
그의 말처럼 스무 살이 지나가고 나니 정말 기억 나는 일이 별로 없다.^^

나의 스무 살은 어떻게 지났는 지도 모르겠다.
새내기 대학생으로 아마 정신 없이 논 기억밖에...
그래서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때가 그리워지면...
에잇~! 모른 척...한다.

스무 살이 지나가고 스무 살 이후를 느끼게 되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보니 그때는 몰랐던 많은 일들이 이젠 이해가 된다는 것.
어른들의 늘 하던 말씀이 잔소리가 아니라 옳은 소리였음을...
그렇게 나이는 그저 먹는 게 아니라는 걸...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걸...알았다.

아직 혼자인 나로서는
호적상의 나이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서 늘 정신적인 나이를 생각한다. 나는 스물 아홉!
웃기는 것은
내가 진짜로 스물 아홉엔 스물 아홉이 무진장 많은 나이로 알았다는 사실...
정말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스물 아홉이 된다면...아마 하늘을 날아다닐 테지.ㅋ

 아무튼...
스무 살..말만 들어도 그 풋풋함이 느껴지니...
어느 광고에도 나오던가?
<부딪쳐라> 뭐든지 부딪치며 살아라.
난 그 말이 제일 많이 해주고 싶다.

  ...

 * 장영희 선생의 글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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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월터 블록 지음, 이선희 옮김 / 지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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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닐 때의 일이다. 내 아버지는 아주 보수적인 분이셨고 난 하나뿐인 딸이었다. 그래서 하교후에 친구들과 돌아다니는 일은커녕 공부를 위해 친구집에 놀러가는 것 조차도 허락하지 않으셨다. 나로선 그야말로 집과 학교, 엄마의 가게 정도가 활동 영역이었고 아버지의 말을 거역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은 대학을 갔다고 해서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번씩 나의 요구가 좌절(?)될 때마다 느끼던 내 감정은 이런 거였다. '나도 다 컸는데, 좋고 나쁜 것을 판단할 줄 아는데, 자유롭게 풀어두어도 다 알아서 할텐데 왜? 자꾸만 못하게 하는가?'
 
상황은 다르지만 어제 이 책에서 <마약밀매상>에 관한 부분을 읽다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보통 마약 중독이 유발한다는 폐단들은 실제로 마약 금지에 따른 부작용이지, 중독 그 자체에 따른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마약이 금지된 상황에서, 불법 마약상들은 금지의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약 복용 금지는 마약의 가격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즉, 마약 복용을 법으로 못하게 막아버리니 숨어서 밀매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밀매상들이 가격을 올리고 중독자가 늘어난다는 건데, 그 모든 것이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거다. 사람의 마음이란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심리를 가지게 되고, 한번 해보라고 풀어두면 시들해져서 안 하게 된다는 거다. 그 점에서 난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 어릴 때의 일하고는 아주 다른 상황이지만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했다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변명내지는 무조건 옹호로 가득한 이 독특한 경제서는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자유주의의 철학은 오로지 폭력적이지 않은 사람에게나 혹은 그런 사람의 자산을 공격하는데 폭력을 사용했을 때만 비난을 퍼붓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점을 바탕으로 '자유시장'에서 외관만 악당인 희생양들 가운데 실제로 고압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없다는 점만 이해를 하면 '우리가 두려워했던 사람들이 사회를 유익하게 한다'는 점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이 책에 나오는 '악당'들인 '화폐위조범''암표상'중상모략가''매춘부''포주''고리대금업자''살찐 자본가''아동노동착취자''악덕 상점주''폭리취득자'등 사회악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활동을 비난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거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갔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게 어쩌면 내가 살아오면서 내 머릿속에 이미 정해져 있는 '좋은 사람''나쁜 사람'에 대한 편견이 말뚝처럼 박혀있어 내 생각을 바꾸기 힘들었기에 그럴 지도 모른다. 저자가 말하는 그 사람들의 무해한 경제적 활동이 자유주의 시장에서 우리가 나름대로 존중하는 직업들을 가진 '잡화상''의류상''철강 제조업자'와 같은 사람들의 경제활동을 비교해 볼때 다를 바가 없다고 하지만 어쨌거나 나로선 저자가 그들을 옹호하고 그들의 직업을 변명해주는 것으로만 보일 뿐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공갈협박범'이 있다. 그 사람은 사전에 '비밀유지'에 대한 대가를 바라고 피협박자에게 '비밀'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주지만 우리가 그다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험담자'는 사전 경고도 없이 '비밀'을 공개한다는 거다. 그랬을 때 누가 더 나쁘냐? 당연히 기회를 준 '공갈협박범'이 '험담자'보다 훨씬 낫다는 변명인데 솔직히 그 '공갈협박범'의 '비밀'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되느냐 말이다. 그들이 달리 '공갈협박범'이냐 말이지. 물론 사전 경고도 없이 상대방에 대해 '험담'을 해버리는 사람도 나쁘기는 매일반이이지만 말이다.
 
또 '아동노동착취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전형적인 아동 노동 고용자들은 그 누구보다 친절하며 자비롭고 인간다운 사람이다. 게다가 아동 노동을 이용하는 기관 역시 선을 베푸는 좋은 업체로서 오랫동안 칭송받아 마땅하다'라고 이야기 하며 '아동 노동'을 금지하는 사람이 '악당'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그 '자비롭고 인간다운 사람'이 과연 아동 금지법이 폐지되어 아동들이 자발적으로 노동 계약을 맺고 일을 했을때 어느 만큼이나 그 아이들을 궁핍함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냐 말이다. 
 
물론, 포주의 근본적 행동은 사악하지만 그의 주요 업무가 '중개'라는 것은 이해한다. 그들이 부동산이나 보험, 주식투자의 중개상이 그러하듯 공급자와 고객 간의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사람이나 다름없다는 것도 알겠다. 또, 경찰관이 법을 지키기 위해 법대로 하는 행동을 나치 포로 수용소의 병사를 비유한 점은 그럴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경제학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스스로 편견과 미몽에서 깨어나야 하며 다른 직업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월터 블록의 충격적인 '자유시장'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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