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베스트 셀러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한참 오래전에 읽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자신의 성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로서 참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리고 이번에 접한 것이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이다.

이 책은 산문집으로 25년전에 썼던 글들을 출판사에서 새롭게 단장하여 낸 글모음이다.

작가는 책 머리에서 소설도 아닌 산문이 그것도 매우 시사성이 강한 토막글들이 25년동안이나 한번도 절판없이 꾸준히 젊은 독자들과 만나왔다는 걸 과분한 복으로 알고 늘 고맙게 여기고 있지만 내가 증언한 세월들이 요새 젊은이들에게는 지나간 시대의 풍속사 쯤으로 읽힐 생각을 하니 내 나이가 새삼 무안해진다고 하였다.

책을 읽다 보면은 글말미에 글을 쓴 연대가 나온다. 대부분 70년대에 써있는 글들이 많은데 공통점이 많이
다가온다.
어머니의 푸근함처럼 작가의 인간사랑, 세상사랑이 물씬 풍겨오는 글 모음이다.

요즘에 향수를 불러오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집으로’ - 외할머니와 손자의 밀고 땡김 속에 이어지는 사랑,

옛날 교복의 향수, 계급장, 딱지치기, 라면 땅, 타이거 마스크, 로보트 태권브이, 뮤직박스의 디스크 자키 등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것들이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다.
방송도 ‘타임머신’이라고 하여 옛날에 벌어졌던 일들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작가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표제로 정한 것도 전부 1등만 하려는 세태와 1등에게만 박수를 보내는 현실에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꼴찌에게도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한 것이 아닐까??

조금도 속임수가 안나는 운동인 마라톤을 통해 끝까지 골인한 꼴찌 주자도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한다.
그 무서운 고통과 고독을 이긴 의지력 때문에…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아주 편해진다.

아파트 생활의 난방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연탄을 생각하게 해주고,
잃어버렸던 초등학교의 친구를 생각해 주게 하고,
고고, 박신자 선수(여자 농구선수), 비로드 치마, 시골뜨기, 서울뜨기, 따뜻한 아래목, 블루진 몽탁저지 바지등 옛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그때는 단지 먹고 사는 것인 생존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먹고 사는 것에 대해서 걱정은 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지만
그래도 더 힘겨운 것은 무슨 이유일까??

잠시나마 박완서의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읽으면서
잠시 여유를 가져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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