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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ㅣ 판타스틱 픽션 그레이 Gray 1
배리 리가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8월
평점 :
워너 브라더스 TV 시리즈 제작 예정인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를 갖게된 작품입니다. 게다가 TV 시리즈로 만들어져서 좋은 평가를 받은 덱스터 시리즈와 설정이 비슷해서 더욱 궁금했습니다.
덱스터 시리즈가 드라마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소설은 국내에 2010년 6월에 4편이 출간된 이후로 5편이 번역이 되질 않고 있어서 아쉬웠는데 이 작품으로 그 아쉬움을 달랠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다 읽고보니 초반이 조금 지루하긴 하지만 마지막에 커다란 떡밥을 던지면서 덱스터 시리즈 1편을 읽었을때만큼 재미있었습니다. 덱스터 시리즈와 설정이나 이야기 진행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살인자의 피를 타고난 주인공이 자신의 본능을 연쇄 살인마들을 죽이는 데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워낙 흥미롭고 각각의 작품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차이에서도 재미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줄거리는 평화로운 마을 로보스 노드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악명 높은 연쇄 살인범을 아버지로 두어 어릴 때부터 극악한 살인들을 모두 목격했고 아버지에게 살인의 기술과 살인자의 심리까지 전수받은 잠재적 살인자 17세 소년 재스퍼 덴트는 사건에서 아버지의 살해방식과 공통점을 발견하고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모방범’을 쫓고자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한다는 것입니다.
소설 덱스터 시리즈가 2편이 넘어가면서 덱스터의 심리묘사와 내적갈등에 중점을 두면서 좀 지루해지는 면이 있었는데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는 작품 초반부에 그걸 다루고 있어 역시 좀 지루합니다. 덱스터가 살인마의 아들이고 경찰에게 입양되서 진짜 죽어도 싸다 싶은 사람만 엄선해서 자신의 살인욕구를 해소하면서, 대상을 선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살인욕구를 해소하는 쾌감을 잘 묘사해서 재미를 준다면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의 재스퍼는 연쇄 살인범의 아들로 아버지가 자신의 뒤를 이으라고 살인교육을 전수했지만 아버지가 잡혀간 이후로 따돌림을 당해 자신은 절대 살인범이 되지 않겠다고 하지만 타고난 살인욕구가 끓어오르고 그걸 두려워하며 살아가다가 마을에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살인자를 쫓는데 그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전수받은 지식과 경험이 발휘되면서 쾌감을 줍니다.
사실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의 진짜 흥미로운 인물은 주인공 재스퍼가 아니라 123명을 갖가지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여 전대미문의 연쇄 살인마로 악명을 떨친 재스퍼의 아버지 빌리 덴트입니다. 출간 전 원고를 읽은 프랑스와 독일 등의 유럽 성인 출판사들이 ‘10대를 주인공으로 한 <양들의 침묵>’이라는 호평했다고 하는데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와 비슷하게 천재적이고 잔혹한 점에서 비현실적인 매력을 풍깁니다. 그가 재스퍼에게 전수한 수많은 실존 연쇄 살인범들의 범죄와 실패담, 각종 심리적, 과학적 기술들의 디테일도 재미에 한목을 더합니다.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니만큼 1부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는 주로 많은 떡밥을 뿌리는데 주력하는데 이정도 재미있다면 2부,3부는 얼마나 더 재미있을지 아주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내년에 2부,3부가 출간된다고 하니 빨리 내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