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링 엔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1
윌리엄 요르츠버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레이먼드 챈들러가 『엑소시스트』를 썼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소설이 딱 그렇습니다-라는 스티븐 킹의 추천사를 보고 느낌이 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하드보일드 탐정물과 오컬트 호러가 결합되었으니 왠만하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똑같은 결합은 아니지만 최근에 하드보일드와 판타지가 결합한 헌터스 문을 재미있게 읽어서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충격적인 결말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엔젤 하트]의 원작으로 유명하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컷다. 다행히 영화를 보지 않아서 결말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크로스로드 탐정사무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로 일러준 약속장소에 나간 사립탐정 해리 엔젤은 루이 사이퍼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의뢰인으로부터 왕년의 스타가수 자니 페이버릿의 안부를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1940년대 초,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재즈가수 자니 페이버릿은 2차 대전 때 징집당해 전장에 끌려갔다가 폭격으로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왔다. 가수 시절 도움을 준 데 대한 보답으로 페이버릿의 사망 시 담보물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는 사이퍼는 그동안 대리인을 통해 페이버릿의 건강 상태를 보고받아왔다. 최근 우연히 병원에 들렀다가 페이버릿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자 병원의 수상쩍은 태도에 의구심을 품고 수사를 의뢰한 것. 병원에 들른 엔젤은 자니의 담당의사 파울러 박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품고 그의 집에 침입해 심문한다. 파울러 박사는 15년 전, 한밤중에 찾아온 낯선 남녀가 자신을 돈으로 매수하고 페이버릿을 데려갔다는 걸 실토하지만, 엔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밀폐된 방에서 권총으로 자살한다. 그러나 엔젤은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확신하고 계속 수사를 해나간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부두교 집회와 악마숭배 흑미사 등 도심 한복판에서 뜻밖의 광경과 연달아 마주치고 엔젤의 발자취마다 어김없이 참혹한 죽음이 펼쳐지면서 경찰의 수사망까지 좁혀 들어온다. 결국 엔젤은 목숨을 건 위기를 헤치고 나가 진실을 밝혀내지만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작품을 다 읽고 왠지 어디서 본듯해서 영화를 내가 본건가 싶어 검색해보니 반전영화의 시초가 된 작품이라는 설명이 보였다. 어쩐지 반전으로 유명한 식스센스, 파이터클럽, 올드보이 같은 영화들이 떠올랐는데 이 영화가 원조였던 것이다.

하드보일드와 오컬트가 결합한 작품은 매우 드물다고 하는데 작품이 씌어진 당시 맨슨 사건과 워터게이트, 오일쇼크의 여파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던 1970년대 미국 사회는 영성주의와 오컬트가 유행하면서 대중문화 전반에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이런 작품이 나올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 한국도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오컬트가 대성황은 아니지만 케이블 방송에서 엑소시스트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오컬트 붐이 일어나면 재미있겠다.

영화 [엔젤 하트]가 현재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제작되고 있다는데 발전된 기술력으로 엔젤의 악몽을 얼마나 생생하게 다시 그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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