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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니즈 봉봉 클럽 01 - 서울편 ㅣ 차이니즈 봉봉 클럽
조경규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인 조경규의 팬이라 구입한 책이다. 사실 요리만화는 즐겨 읽지 않는데 작가가 워낙 특이한 작품들을 그려왔던터라 어떻게 그렸을지 궁금했다.
우선 초반부터 특이한 작가의 스타일이 나온다. 주인공의 감정상태에 따라 그림체도 제멋데로 변하고 주인공이 말도 않되는 억지를 부리는등 멋지다 마사루 풍의 전개를 보여준다. 멋지다 마사루의 작가가 요리만화를 그린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그림체는 확연히 다르고 본격 요리만화답게 나름대로 기승전결이 있고 요리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멋지다 마사루 작가의 작품과는 다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내가 이 작가에게 기대하고 있는 재미를 충분히 주고 있었다.
예쁘고 공부 잘하고 돈도 많은 은영양, 초밥왕 쇼타를 닮은 쇼타, 진짜 맛있는 것을 먹으면 이마의 번개 모양 상처가 아파오는 해리, 클럽회장 아롱은 청송고등학교의 지하서클 ‘차이니즈봉봉클럽’의 멤버인데 은영과 쇼타가 우연히 편의점에서 만나면서 은영이 차이니즈봉봉클럽에 가입하게 되고 본격적인 식도락 여행이 시작된다.
차이니즈봉봉클럽은 “하루 한 끼는 꼭 중화풍으로” 먹어야 하는 중화요리 식도락 동아리다. 이들은 방과후 바둑반으로 위장한 서클실에 모여 무엇을 먹을지 모의하고 새로운 맛을 찾아 서울 시내를 헤맨다. 지금의 교육현실에 비춰보면 고교생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몰려다닌다는 건 SF에 가까운 설정이지만, 애초에 스토리의 개연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 이 만화의 특징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마에 고통을 느끼는, 이마의 번개 모양 흉터가 있는 해리나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모자를 벗는 아롱이나 배가 고프면 인격이 변하는 쇼타같은 독특한 캐릭터들의 엇박자 유머와 작가가 직접 서울시내 중화요리집을 순례하고 엄선한 곳을 취재해, 만화에 나오는 식당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부록으로 컬러사진과 함께 작품에 등장했던 가게의 자세한 소개가 이어져 정말 찾아가고 싶게 만들지만 홍대부근에 위치한 식당이 대부분이라 나에겐 멀어서 아쉽다. 아직 1권이라 작가가 잘 알던곳 위주로 등장한 것이라 생각하고 2권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