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의 수수께끼 밀리언셀러 클럽 81
나가사카 슈케이 외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단편이 실렸다고 해서 보게된 책이다. 이 책은 란포상을 수상한 인기 추리 작가들이 집필한 신작 중단편 앤솔로지인데 란포상의 성격이 뭔지 참 궁금하다. 밀실도 있고 스릴러도 있고 사회파 미스터리도 있고 너무 다양해서 종잡을수가 없다. 란포는 음침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썻는데 그런 분위기의 작품은 하나도 없다. 란포상 수상작은 『13계단』만 읽어봤는데 이 작품도 란포의 작품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다. 란포상은 란포의 작품성향과는 상관없나보다.

아무튼 5개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는 술집에서 술마시면서 밀실 트릭 푸는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진짜 밀실 살인사건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로 범인의 정체에 대한 슬픈 반전이 밝혀지는 부분은 인상적이었지만 밀실 트릭이 주요 소재인 작품치고는 트릭이 재미가 없었다.

구로베의 큰곰은 산악 스릴러라고 할수 있겠는데 20여년전 친구와 산에서 조난 사고를 겪은 남자가 구조원이 되어서 같은 상황의 조난 사고에 처한 사람을 구하러 가는 이야기인데 과거와 현재가 교차 진행되면서 조난 사고에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며 긴장감을 더한다. 나는 조난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바뀌는 반전이 존재하는 줄 알았더니 반전은 없었다. 스릴러 다운 긴장감은 있지만 이야기 자체는 평범하다.

라이프 서포트는 죽음을 앞둔 돈 많은 할머니가 어렸을 때 집나간 딸을 찾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의사일을 쉬고 있는 사람에게 건강 관리를 부탁하면서 같이 찾아 돌아다닌다는 이야기. 일종의 탐정물인데 할머니의 목숨이 간당간당한데서 긴장감이 있고 딸의 행적이 수상한 점이 많아 흥미롭다. 결국 모녀간의 화해를 그리고 있는데 감동은 있지만 뻔한 이야기였다. 

가로는 아버지를 증오하는 남자가 여자 친구와 싸운후에 길에서 한 중년 남자에게 칼을 맞는데 병원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보니 자신을 찌른 남자는 자살했고, 어느새 세상에서 자신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되어버린다. 이 작품도 알수 없는 남자와 자신의 관계를 캐나가는 일종의 탐정물인데 나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감정이입이 잘 된 작품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그러진 원인이나 해결과정이 좀 시시하고 허무해서 아쉬웠다.

두 개의 총구는 제일 기대했던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인데 역시 기대만큼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학교 청소부인 주인공이 일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총기를 든 무차별 살인마가 학교로 숨어 들어온다. 청소부와 살인마의 숨박꼭질이 계속 되다 둘이 결국 만나는데 살인마가 뜻밖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반전도 나름있고 특히 숨박꼭질의 긴장감과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살인마와의 동행이 흥미진진하다.

전체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작품은 없었지만 기대했던 두 개의 총구가 아주 만족스러워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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