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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전 2
이종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2008.07.29에 1권을 읽었으니 한달하고 3일만에 읽는 2권이다. 300페이지가 않되는 적은 분량때문에 조금 불만이 있었는데 이런 속도로 나와준다면 괜찮을것 같다.
2권도 1권처럼 3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마지막 에피소드인 오뉴월에 내리는 서릿발은 초반부만 펼쳐지고 다음권에 이어진다고 하여 애간장을 태운다.
1권에선 귀신 사건 외에도 6명의 주인공들의 자잘한 생활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했는데 2권은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의 친구 숙희의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고아원 출신에 고아원에 있던 지박령을 수호령으로 데리고 나와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데 사용하는 어두운 성격의 소유자인데, 질투와 분노로 가득한 내면을 감추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주인공의 친구로 행새하는 모습이 불안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설정의 캐릭터는 아니지만 극의 긴장감을 유발하는데는 아주 적절한것 같다.
1권에서는 귀신들의 에피소드는 잔인하고 무서움을 유발하고 주인공들의 에피소드에선 유머를 가미해서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해 좋았는데 2권은 그런면에선 좀 떨어지는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같은 패턴은 지루함을 줄수 있기 때문에 선택한것으로 본다면 3권에선 또 다른 극의 흐름을 기대해 볼수 있겠다.
제4장 액귀(縊鬼)는 목매달아 죽은 자는 매일 자신의 죽음을 재현하면서 고통 당해야 한다는 액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신혼부부의 고부갈등을 배경으로 깔고 이명박의 대운하까지 살짝 까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목매달아 죽은 사람의 특징인 길게 빼물은 혀와 밧줄을 상대방에게 걸어주는 모습이 무섭고 특히 2층 단독주택의 평온함과 낭만을 완전히 깨는 어둡고 불길한 배경 묘사가 낮과 밤의 대비처럼 강한 인상을 준다.
제5장 사령자(死靈者)는 이 작품에서 악의 근원인 귀사리가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귀사리의 영향으로 귀신들의 본거지가 되어가는 무풍리가 배경인데 귀신의 영역이 되어가면서 현실과는 다른 정신력이 강해지는 공간이 되어 주인공들의 마력도 강해져서 무협물을 보는듯 주인공들의 퇴마술이 다양하게 펼쳐져 재미를 준다. 사령자란 살아있는 인간의 혼을 빼먹는 귀신을 말하는데, 사령자가 혼을 빼먹으면 그 인간의 몸을 차지하려고 그 주위에 귀신들이 따라다니는 모습이 끔찍하다. 또한 귀신이 차지한 인간이 비척비척 걸어다니는 모습이 좀비와도 비슷해 재미를 준다.
제6장 오뉴월에 내리는 서릿발은 부잣집 아들이 연상녀랑 동거하다가 임신하자 차버리고 연상녀가 부잣집 아들이랑 동반 자살 하려다 실패하는 내용이다. 제목처럼 이 연상녀가 귀신이 되어 여자의 한을 제대로 보여줄것으로 기대된다.
예전에 출판사 카페에 초등학생인 자녀가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데 읽게 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분이 계셨는데 이번권은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부적절한 면이 있다. 요즘 초딩은 모르는게 없으니까 이정도는 우습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중학생 이상이 되면 읽도록 하자. 초딩부터 읽고 싶어하는 이 작품의 매력에 모두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