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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마 키 1 - 스티븐 킹 장편소설 ㅣ 밀리언셀러 클럽 86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스티븐 킹은 영화 캐리와 샤이닝, 미저리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소설로는 사계라는 작품집을 읽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쇼생크 탈출의 원작이 포함된 단편집이었는데, 시골의 할아버지 집에서 할게 없어서 이것저것 뒤지다가 발견한 아주 낡은 상태로 으스스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그 뒤로 잊고 살다가 스켈레톤 크루를 읽고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안개라는 중편이 아주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뒤로 출간된 리시 이야기, 셀은 실망스러웠다. 근데 또 다음에 출간된 스탠드는 아주 재미있었다. 스탠드는 6권짜리라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3권까지 읽은 바로는 아주 좋았다. 그래서 스티븐 킹은 아무래도 과거에 쓴 작품들이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듀마키는 2007년에 쓴 작품인데 "이제야 진정한 스티븐 킹이 돌아왔다."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라 하여 번역되기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출간되어 기뻣다.
전체 줄거리는 끔찍한 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 정신 장애까지 겪던 건축 사업가가 요양차 머물던 ‘듀마 키’라는 섬에서 겪는 섬뜩한 이야기다. 주인공이 재활의 일환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점도 그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끌리는 부분이었다.
1권은 주인공 에드거의 고통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그는 잘나가던 건축 사업가였다. 장성한 두 딸과 아내, 4000만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보유한 인물이었으나 어느날 건축현장에서 사고를 당하여 한쪽 팔을 잃고, 엉덩이 쪽의 큰 부상으로 진통제가 아니면 하루하루를 버틸 수 없게 된다. 뇌도 충격으로 가끔 단어를 제대로 떠올리지 못하는 병을 앓는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때문에 성격이 난폭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다. 급기야 아내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재산마저 뺏기고 만다. 자살만이 유일한 구원처라 생각하는 그에게 주치의가 휴양지로 요양을 가 마음을 가다듬으라고 권고한다.
주치의의 말에 따라 플로리다 해안가에 있는 '듀마 키'라는 섬으로 떠나 수십 년 동안 많은 유명 화가와 예술가들이 기거했던 해변가 저택에 기거하며, 정신 수양을 위해 과거 취미로 하던 그림 그리기를 다시 시작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뛰어난 그림이 술술 그려진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에드거가 그린 그림이 현실에서 똑같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에드거는 그 힘을 이용하여 친구의 눈을 고쳐주고, 사회적 문제가 되는 살인마를 처단한다. 하지만 악몽을 꾸면서 이 힘이 뭔가 사악한 존재와 연관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에드거가 사랑하는 딸의 죽음을 암시하며 1권이 마무리 된다.
1권만 보면 "이제야 진정한 스티븐 킹이 돌아왔다."라는 평가가 의심된다. 무서운 부분이 없고 주인공 에드거의 사고 이야기와 그로 인해 겪는 고통과 좌절, 그리고 극복 과정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포 소설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읽으면 재미는 있다. 실제로 스티븐 킹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 때문인지 고통과 좌절, 그리고 극복 과정을 절절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도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 감정이입이 잘 되었다. 그리고 스티븐 킹 소설 특유의 욕설과 유머로 술술 읽어나가게 만든다.
주인공이 모든 사건이 끝난후 회고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주인공은 죽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점점 등장인물들의 목숨이 위험해 질것같은 암시를 주어서 2권을 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