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7이라는 제목과 평소 게임을 즐긴다는 저자 소개를 보고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인줄 알았다. 작품 초반에 의문에 쌓인 어느 맨션에서 기억상실인 두 남녀와 팔뚝에 새겨진 Level7이라는 문자가 등장할 때만해도 이 두남녀가 가상현실에서 모험을 하는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같은 날, 한 카운슬러가 자신과 자주 상담하던 여고생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집에서 가져온 일기장에는 ‘레벨7까지 가 본다, 돌아올 수 없을까?’라는 수수께끼 같은 문장만이 남겨져 그녀를 찾아 나서면서 게임스러운 분위기는 사라진다. 1권의 주 내용은 기억상실인 두 남녀가 주변상황들을 분석하며 이웃집 남자와 함께 자신들의 정체를 찾아가는 이야기와 카운셀러가 여고생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행방을 쫓는 이야기다. 1권 말미에서야 두 남녀의 정체와 여고생의 행방이 밝혀지는데 그 과정이 지루한 감을 준다. 하지만 지루했던만큼 쌓인 의문들이 많아 자신들의 정체를 알게된 두 남녀가 어떤 행동을 할지 아주 궁금해져서 2권을 바로 읽고 싶게 만든다. 두 남녀와 카운셀러의 이야기와 배경으로 정신병원의 인체실험이 묘사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의문점들이 단서들이 많이 제시되지만 확실한 것은 없기 때문에 흥미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대했던 게임 소설과는 다른 분위기에 진행이 시원시원하지 않아서 중간쯤에 그만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읽어나간다면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다운 즐거움을 느낄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