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종료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
빈스 플린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재미있게 본 미국 드라마 <24>의 원형이 된 소설을 쓴 작가의 작품이라 관심을 갖고 읽었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종료를 1년 앞둔 시점, 미 정부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권력자 세 사람이 몇 시간 단위로 살해를 당한다. 그러나 민간인의 어떠한 피해도 없이 나라를 좀먹는 악명 높은 정치인만을 살해한 암살범에 대해 국민들은 오히려 호감을 나타내고 미 정부는 FBI와 CIA 최고의 수사인력과 최정예 특수부대를 투입하여 공조 수사를 시작하는 한편, 테러와의 강력한 대응을 선포한다.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품고 있던 초선 하원의원 마이클 오루크 역시 이번에 살해된 정치인들에 대해 일체의 연민을 갖고 있진 않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테러에 자신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건의 중심에 다가간다.

이야기의 진행이 암살범의 범행 준비 과정과 실행을 묘사하는 부분과 정치인들의 비리와 공작을 묘사하는 부분이 번갈아 나오며 계속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구성으로 되어있어서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책을 놓기가 힘들정도로 빠져들게 하고 빨리 읽힌다. 특히 범행 준비 과정이 흥미로운데 전직 특공부대원인 범인이 특유의 초인적인 능력으로 불가능해보이는 범행을 성공시킬 때 짜릿함 마저 느끼게 해준다. 살해 대상이 부패 정치인이라 그런지 더욱 쾌감을 준다. 하지만 단순한 권선징악의 구조가 아니라 비록 부패 정치인이라도 가족과 친구가 있는 인간이므로 애도를 표하는 부분에 대한 묘사도 놓치지 않아 유치하지 않고 현실감있고 진지하게 느껴진다.

작품내내 감탄하면서 이런 작품이 한국 작가가 쓰기는 힘들겠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작품 속에 펼쳐진 전문지식의 향연이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미국의 정치구조에 대한 지식부터, 미국의 군 제도 및 FBI와 CIA의 체계와 냉전시대에 실재한 국제적 비밀작전에 대한 심도 깊은 언급, 또한 군과 정부 비밀검찰국의 무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들은 정말 놀라우면서 평범한 세일즈맨으로 일했다가 해병대에 지원했던게 경력의 전부인 작가가 어떻게 이런 지식을 갖출수 있었는지 정말 궁금한 부분이다. 그 비법을 알 수 있다면 국내에서도 이런 작품이 나올수 있을텐데.

전반적인 설정이나 구성에서 <24>의 원형이 많이 보인다. 정직하고 강한 특공요원이나 비리를 가진 정치인의 음모,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은 주인공, 스릴 넘치는 추격전 등등 드라마를 보면서 느꼇던 즐거움을 소설에서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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