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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역사 ㅣ 뫼비우스 서재
케이트 앳킨슨 지음, 임정희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최근 10년간 발표된 미스터리 중 최고의 작품이다!라는 스티븐 킹의 멘트를 보고 기대한 소설이다.
다 읽고난 감상이라면 스티븐 킹이 추천한 이유가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소설로서 최고가 아니라 자신에게 부족한면 - 이를테면 심리묘사같은거, 물론 다른 면이 워낙 출중하다 보니 조금 부족해 보인다는거지 평균이상은 한다 - 에서 뛰어난 작품이라는 의미인듯.
스티븐 킹 스타일의 공포나 스릴은 전혀 느낄수 없고 약간의 스릴과 현실적인 사건과 심리묘사가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약간 낚인 기분이지만 그래도 감동적인 작품이다.
아내로부터 이혼당해 주말에만 딸을 만날 수 있는 전직 경찰이자 현직 사립탐정인 잭슨 브로디는 과거에 가족을 잃은 세 가지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고 조사에 나선다. 세 사건의 공통점은 피해자가 가족들이 사랑했던 딸이라는 점이다. 자신도 딸을 키우는 입장에 있는 잭슨은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는 세 사건에 깊이 공감하며 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한다. 복잡하게 얽힌 과거사의 흔적들을 하나씩 들추어내며 진실을 추적해가던 잭슨은 엉뚱하게도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건의 사건이 등장하는데 아이의 실종, 우발적 살인, 불행한 사고다. 각각의 사건은 발생연도가 다르고 지역도 다르지만 우연찮게 잭슨은 모든 사건의 관계자와 연결되고 사건의 진실을 찾게된다.
이 작품의 원제를 직역하면 살인 사건의 역사라고 할수 있을텐데 그 이름대로 사건 파일 형식으로 초반이 구성되어있다. 덤덤하게 사건 당일의 모습이 묘사되는데 사건 자체가 엽기적인 사이코 살인마의 범행같은 잔인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나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사건이라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세 가지 사건이 한 권에서 다뤄지는 만큼 등장인물도 많고, 구성도 복잡하게 뒤엉켜있는 듯하지만 다양한 화자가 각각 이야기를 서술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어 그들 각자의 인생에 얽혀있는 문제와 사건의 연관성을 추적해가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중간중간 생략한 부분을 다음 화자가 메꾸는 형식을 진행되서 집중하지 않으면 이게 무슨이야기인가? 하는 부분이 꽤 있다.
주인공 잭슨이나 피해자의 아버지인 테오가 대단히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로 등장하는데 그간 가족애를 강조하는 미국 소설들에서 느껴지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개인주의때문인지 몰라도 미국의 가족애와 한국의 가족애는 다른것 같다. 그들은 일찍부터 독립해서 부모와 자식보다는 하나의 사람대 사람으로서 관계가 형성된다면 한국은 부모와 자식이 참견도 많이하고 독립시기도 늦어 끈적하게 이어지는 관계로 상하관계가 뚜렷해 무조건 퍼주는 식의 관계가 형성되는것 같다. 이 부분에서 다름으로서 느껴지는 어색함을 이 작품에서 못느낀것은 이 두 아버지의 사랑방식이 한국식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두 아버지들의 사랑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외에도 이 작품은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아이러니한 인생과 고통의 세월을 인내하며 숨죽여 살아야 했던 여성들을 애정에 찬 눈길로 응시하는 작가의 눈부신 필력을 느낄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