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시선에 실망해서 기대를 않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왜 할런 코벤이 인기가 있는지 느끼게 된 작품이다. 할런 코벤의 가장 완성도 높은 걸작으로 손꼽히는 블록버스터급 스릴러라는 광고가 거짓이 아니다. 단 한번의 시선을 만족스럽게 본 사람은 더 큰 재미를 느낄것이고 단 한번의 시선에 실망했던 나같은 사람은 할런 코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또 한 앞으로 출간될 그의 최근작들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가출 청소년을 선도하는 일을 하는 주인공에겐 11년 전 옛 애인의 살인사건과 함께 사라져버린 형이 있다. 어머니가 숨을 거두기 사흘전 형이 살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임종을 맞은 후 주인공의 연인은 사랑한다는 메모를 남기곤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갑자기 들이닥쳐 사라진 애인의 지문이 뉴멕시코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었다고 말하는 FBI와 신경전을 벌이며 주인공은 사라진 형과 여자 친구의 행방을 좇으며 깜짝 놀랄 비밀과 거짓말, 배신, 사랑에 직면하게 되고, 자신이 사랑하던 모든 이들의 행위를 의심하기에 이른다. 속속 드러나는 실마리와 사건 사고들의 긴장감도 좋지만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에 대한 묘사도 좋았다. 특히 살해된 연인을 회상하며 댄스클럽의 추억을 떠올리는데 자주 만나던 노부부의 에피소드가 심금을 울렸다. 아내가 암으로 숨을 거두자 남편이 홀로 댄스클럽을 찾아 아내를 떠올리며 혼자 춤을 추었던 것이다. 꿈속에서 주인공도 그와 같이 자신의 죽은 연인을 떠올리며 춤을 추는데 그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져 잠시 책을 덮고 눈을 감게 되었다. 이 책의 반전이 대단하다고 해서 트릭이나 범행의도, 범인의 정체에서 뒤통수치는 쾌감을 기대하면 안된다. 작품의 곳곳에 숨겨진 단서들의 의미가 마지막에 범행 관계자의 입에서 줄줄 나오면서 정리가 되고 주인공과 함께 독자도 충격을 받는 재미인데, 그것이 주변 인물들의 배신에 얽힌 것이고 충격의 강도가 단 한번의 시선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예측할 수 없었던 점에선 대단하긴 하지만 그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