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997년 제61회 영국 카네기 메달상 후보에 올라, 경쟁작이었던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당선되었다고 해서 기대한 작품이다 .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도 손녀 제스를 사랑하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모든 면을 자신처럼 이해하고 있는 제스. 그러나 항상 강인할 것만 같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발작으로 쓰러진다. 간신히 기력을 되찾은 할아버지는, 미리 계획해놨던 휴가여행을 떠나자고 한다.
제스는 불안한 마음을 감춘 채 할아버지와 함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길에 오른다. 관광객도 없고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할아버지의 고향에서,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그림을 완성하고자 한다. 그림의 제목은 리버보이. 하지만 그림 속에 소년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고향에서 자꾸 마주치게 된 한 소년. 제스가 그를 리버 보이라고 부르고 조심스레 다가간다. 그와중에 할아버지는 그림을 그릴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고 그림을 포기하려 하지만 제스가 리버 보이의 충고를 받아들여 할아버지의 그림을 같이 완성한다. 그리고 리버 보이의 비밀이 밝혀진다.
무뚝뚝하고 완고하지만 손주에게만은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이 나의 할아버지와 비슷해서 제스의 심정에 동화되었다. 할아버지가 쓰러지고 돌아가시기까지의 그 며칠 동안 주인공 제스는 슬픔, 분노, 좌절, 포기 등 모든 종류의 감정을 경험하고 마침내 깨닫게 된다. 곁에 없다고 해서 사랑의 추억까지 희미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사는동안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라는것.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이는 제스의 모습은, 앞으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통과해야 할 모든 사람들에게 밑바닥까지 슬퍼하고 또다시 웃는 법을 알려준다. “수많은 돌부리를 만나도 결코 멈추는 법 없는 강물처럼” 인생은 그렇게 사랑과 추억을 바탕으로 아름답게 흘러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작품을 읽는 내내 나의 할아버지와 마지막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폐암으로 인해 한달간 병원에 입원하셔서 끝내 다시 일어서지 못하셧던 할아버지. 그 곁에서 어렸던 나는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나니 곁에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당선되었다고 해서 그런류의 판타지인줄 알았더니 완전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마법과 모험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현실속의 작은 환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