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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픽션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10월
평점 :
기괴하고 극단적이면서 멜랑콜리한 소설들로 주목 받아온 작가라는 설명을 듣고 처음 읽게된 박형서의 단편집이다. 그동안 너무 일본과 미국 작가들 책만 읽은것 같아 한국작가중에 화제가 되고 있는 작가를 찾다가 알게된 것이다.
첫 수록작인 '논쟁의 기술' 부터 설정이나 전개 면에서 유쾌한 작품이다.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는 작가 자신이, 학생들에게 실제로 소설의 씌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집필한 작품이라는데 두 대학교수의 논쟁이 결국 어린아이들 말싸움처럼 유치해지면서 지식인의 허위를 비판하면서도 작품의 재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
다른 작품들도 특이한 소재와 전개로 소설의 내용이 아닌 소설의 존재 형식, 소설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소설 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은 '유쾌함, 웃김, 막나감'으로 일관되게 포장된다.
우선 작품들이 짧아서 쉽게 읽히고 전개가 '유쾌함, 웃김, 막나감'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재미가 있다. 거의 인터넷 유머를 방불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잊혀지는 작품이 아닌 고민해서 쓰여졌다는 느낌도 준다는게 이 책의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