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학기 밀리언셀러 클럽 63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여성 하드보일드의 귀재' 기리노 나쓰오의 세 작품이 동시에 출간 되었는데 제17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먼저 읽게되었다.

25세의 범인이 10세 소녀를 1년간 감금한 사건이 이 벌어지는데 사건 전후 어떠한 길을 걸었고, 1년이나 지속된 감금이 양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선명히 그려낸다.

작중 피해자였던 소녀는 감금 당했던 경험을 변형한 소설로 십대에 데뷔하여 큰 인기를 모은다. 세월이 지나 결혼하고 30대가 된 그녀에게, 오래전의 그 범인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날아온다. 그리고 주인공인 소설가는 컴퓨터에 소설한편을 남기고 실종되고 남편이 주인공을 찾는 과정에서 소설이 공개되고 은폐되었던 감금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것이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믿을수가 없다는 점에서 흥미로워진다.

소설의 프롤로그 부분이 주인공의 남편이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있어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인공의 남편은 소설 마지막 부분에 뜻밖의 인물로 밝혀져 재미를 더한다.

성적 노리개로서 여성을 자주 그렸던 기리노 나쓰오의 작풍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임소리 마마>나 <아웃>의 여성들은 그런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남성과 대결하는 양상을 보여준다면 이 작품은 대결보다는 용서와 이해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같은 테마를 가진 다른 작품들과 다른 재미를 준다.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1년간 감금하면서 성적 학대를 하지는 않은 범인, 그런 범인에게 스톡홀롬 증후근이 아닌 사랑을 느끼는 주인공. 공감하기 힘든 인물들이라 감정 몰입은 힘들지만 여자아이 감금사건을 여자아이의 1인칭 시점으로 그려서 관음증적인 흥미를 불어일으킨다. 

소설안에 소설이 등장하는 형식인데 주인공이 쓴 소설이 통채로 실리고 이 소설을 두고 벌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내용이 소설의 앞 뒤로 묘사되는데도 분량이 그리 길지 않아 금방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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