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속
암과 그것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몇년째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을 하고 계신 K님을 위해서,
부디 그를 낫게 해달라고 거듭거듭 하나님께 기도했다.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하면 나을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문득, "저를 대신 아프게 하시고 그를 낫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면
기도가 이루어질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보다 더 간절한 사랑의 기도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뜻을 깨달은 나는 기뻐하기는 커녕 덜컥 무서워져 버렸다.
입으로 기도는 해도 내가 그 고통을 대신할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없을 뿐 아니라 그만한 사랑이 아직 없는 것이다.
대신 아프기도 무서운데 하물며 대신 죽으랴.
도와달라 기도하는게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