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안에서]

 

"00동 가 주세요."

"어느 길로 갈까요?"

"아저씨 편한 길로 가 주세요."

"지금은 어느 길로 가도 밀려요.허허."

"네."


네.. 아저씨.. 길이 없는 건 아니랍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말이에요.

어느 길로 가도 막히는.. 그런 때가 있나봐요..


그럴 땐 어떡해야 할까요.

잠시 멈추기.. 그리고 기다리기.. 돌아가기.. 또는 돌아서기..


그러다 보면..

밀린 길이 시원히 뚫려

내가 가고 싶은 그곳으로 막히지 않고 갈 수 있는..

그런 때가.. 올까요?

또.. 한참을 기다려 지친 후에도 거기에 가고 싶어질까요?


거길 꼭 가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그게 하필.. 어느 길로 가도 막히는.. '바로 그때'였는데 말이에요.

200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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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2004-08-15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쪽 길이 막히면 어김없이 또 다른 길도 막혀버리는 것 같아요.
그럴땐 기를 써보았자 더 빨리 갈수있는 방법을 찾다가 대부분 역시나 가던 길로 마음을 느긋이 먹고 기다렸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던 것 같아요.
기다렸느냐? 아님 서둘렀느냐?의 차이뿐.

'바로 그때' 느긋할 수 있다면 범인이겠지? ㅋㅋㅋ

rainy 2004-08-1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그때'
느긋할 수 있는 내공을 쌓고 시퍼라~~
 

[영혼이 졸리운 날들]

 

가라앉는다는 생각을 하염없이 하다가..

문득.. 내 영혼이 졸고 있단 생각을 한다..


무기력하고.. 빠른 판단이 더뎌지고..

포기는 자동으로 설정되어..

날이 갈수록 빠르고 쉽게 이루어지고..


좋은 수가 없을까..

영혼을 위한 한잔의 뜨거운 커피 말이다..

지금은..

적당히 뜨겁거나 적당히 진한 커피로는..

안된단 말이지..

200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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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아까운 봄날이 가고 있다..

요즘.. 그냥.. 좋지가 않다..“

이렇게 시작되는 메일을 새벽녘 친구에게 보냈다.

나쁜 일은 없다.

그냥 힘이 딸리는 느낌..


정신 못 차리게 졸리운 날들..

밤에는 미치게 잠이 오질 않고

낮에는 억지로 깨어 있으려 하지만

멍하니 앉아 깨어 있으려 도무지 쓸모없이 힘 빼기를..


지금이다..

원인도 알 수없고, 결론은 더더욱 낼 수 없는

태생적인 복잡함..

이 상태가 극에 달하기 전..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한다고..

어떻게든 털어버려야 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200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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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인사]

 

아침이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잠시 갈등한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이불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세수를 할 것인가-_-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금쪽같은 시간을

잠 따위로 때울 수 없다고 결심했던지라

곧바로 세수가 아니라 나의 아침 메뉴인 커피우유를 준비한다.

그리고 아직 덜 깨어난 채 뜨겁고 달콤한 커피우유를 마시며

컴퓨터를 켠다.

드림위즈의 단골칼럼들을 시작으로 차례차례

마음 가는 순으로 지인들의 홈에 들른 뒤

뮤크박스에 가서 음악을 두어 개 골라 들으며 메신저를 연다.

(지유님의 홈피의 음악에서 멈출 때도 많지만..)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나

때로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싶은 사람과 아침 인사를 나누다 보면

천천히 정신이 맑아져 온다.


이렇게 쓰고 보니.. 허 참.. 그림 같은 아침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아침은 특별하게..

청명한 공기.. 맑은 햇살.. 싱싱한 유초록색의 나뭇잎들..

변진섭의 노래 중 좋아하는 <그대에게>에서처럼

이렇게 좋은 날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안녕”하고 웃으며 전화하고 싶을 만큼 예쁜 아침이었다.


오늘 아침 처럼만

맑고 상쾌할 수 있다면 마음 속 많은 근심이나 걱정..

다 좋아질 거라고..

사람이나 자연이나 다를 것 없이

상대에게 따듯하고 맑은 기운을 전해 주는 건..

참 착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그래서 아침인사는 중요하다.

"안녕?"


200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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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어딘가에선 아기들이 태어나는데..

이땅 어딘가에선..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죽어간다..


아무것도 할 수없이 눈물만 흘리는 친구도 있고..

정의감에 불타지만..행동이 따르지 않아 가슴을 치는 친구도 있고..


봄인데..

곧.. 경이로운 연두빛 잎들이 솟아오르고..

색색의 예쁜 꽃들이 피어날텐데..


창밖의 생기 넘치는 햇살에..화들짝 놀라서..

이런 넋두리를 늘어놓는..

무기력한 어른들은 어떡하나..


이럴 땐 사는게.. 먹는게.. 죄 같다..

내 새끼 입에 들어갈 붉은 딸기를 씻는 일도..

죄 짓는 일 같기만 하다..

200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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